[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대형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후발주자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은 엇갈렸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집중하는 수익 구조상 두 증권사 모두 위탁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지만, 사용자 혜택을 크게 확대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 폭이 소폭 증가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38% 증가한 964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40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68억원 적자) 대비 손실 폭이 크게 감소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99% 늘어난 378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47억원 적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두 증권사 모두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렸다. 토스증권의 유가증권시장 수탁 수수료는 전년 대비 63% 증가했고, 코스닥시장 수수료는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수탁수수료은 각각 3배, 13배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쓰면서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토스증권이 외화증권 위탁을 통해 얻은 수수료는 지난해 상반기 136억원에서 33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지난해 3분기(누적) 12억원을 넘긴 뒤 올해 상반기 20억원을 돌파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은 사용자 혜택을 늘려 이용자 수 증가에도 그 수혜를 실적에 반영하지 못했다. 송금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예탁금 이자를 최대 5%까지 크게 늘리면서 적자 폭이 소폭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증금 예치금 이자는 올해 상반기 26억원에서 66억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는 6억원에서 40억원으로 더욱 크게 늘었다.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이자를 받고, 이 중 일부를 투자자에게 이자로 제공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하면 증금 예치금 이자와 투자자 예탁금 이자가 함께 증가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예탁금 증가로 한국증권금융 예치금 이자 수익이 크게 늘었지만, 투자자에게 제공한 예탁금 이용료가 크게 늘면서 예탁금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는 누리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예탁 자산은 7월 말 약 2조원까지 늘어났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유저 활동성은 지난 4분기 대비 2.4배 증가했다”며 “최근 카카오톡 내 주식 주문 기능을 탑재하고, 전문 주식 투자자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주문 화면 구조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하반기에는 더욱 빠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