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뿌리만?”…고구마 줄기, 먹으면 몸에 좋다는데… [식탐]
고구마 줄기와 잎 [네이버쇼핑 캡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우리가 흔히 ‘고구마’라고 부르는 것은 고구마의 열매가 아닌 뿌리 부분이다. 즉 고구마는 ‘덩이 뿌리’를 형성하는 작물로, 뿌리에 영양분이 축적되면서 크기가 커진다.

고구마는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뿌리는 물론 줄기와 잎까지 버릴 부분이 없는 식재료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구마의 줄기와 잎에도 다양한 기능성 성분과 영양소가 들어있다. 최근에는 고구마 줄기용 품종도 따로 개발되면서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구마 줄기·잎, 뿌리보다 비타민 C·E와 베타카로틴 많아

“왜 뿌리만?”…고구마 줄기, 먹으면 몸에 좋다는데… [식탐]
고구마 줄기와 잎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구마의 잎과 줄기에는 각종 기능성 성분이 다량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 C는 고구마 뿌리보다 잎과 줄기에 더 많다.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에서 고구마를 담당하는 이형운 연구사는 “고구마 줄기와 잎에는 우리가 먹는 뿌리보다 비타민 C를 비롯해 비타민 E, 베타카로틴, 루테인 등의 영양소가 더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슈퍼푸드’로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뛰어난 고구마에서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부분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고구마 잎 100g에는 비타민 C가 30㎎, 베타카로틴은 2107㎍이 각각 들어있다.

신품종 ‘통채루’ …“껍질째 줄기 먹어 간편·영양 우수”

“왜 뿌리만?”…고구마 줄기, 먹으면 몸에 좋다는데… [식탐]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신품종 ‘통채루’ [네이버 쇼핑 캡처]

다만 고구마 줄기를 이용할 때는 질긴 껍질을 벗겨내야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껍질 속 기능성물질이 버려지는 아쉬움이 있다.

2020년 농진청이 개발한 ‘통채루’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품종이다. 고구마 줄기를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통채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농진청은 고구마 껍질을 벗기기 어렵다는 농가의 하소연이 이어지자 관련 품종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통채루 품종이 탄생됐다. 2021년부터 농가에 보급돼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형운 연구사는 “통채루 품종은 껍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으로, 통째로 섭취가 가능해 껍질에 많은 안토시아닌 등의 영양소를 그대로 먹을 수 있어 영양학적으로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껍질을 벗기는 노동력도 절감되며, 재배 시 기존 품종에 비해 수량도 많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재배 농가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김치·된장찌개·피클·김밥 등에 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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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줄기 김치(왼쪽)’와 ‘고구마 잎 프리타타’ [농촌진흥청 제공]

신품종을 비롯해 고구마 줄기와 잎은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다. 고구마 줄기는 흔히 볶아서 만든 나물반찬으로 애용되지만, 요리연구가가 많이 추천하는 음식은 ‘고구마 줄기 김치’다. 배추 대신 고구마 줄기를 넣은 김치 종류로, 아삭한 식감을 살린 조리법이다. 만드는 방법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고구마 줄기를 3~4분간 데친 다음 김치 양념과 양파·쪽파를 넣고 버무리면 된다.

상큼한 오징어 초무침도 가능하다. 초무침 양념에 고구마 줄기를 골고루 섞은 후 데친 오징어를 함께 넣으면 완성이다.

구수한 된장찌개나 고등어조림에 고구마 줄기를 넣어도 잘 어울리며, 우엉처럼 김밥 속 재료로 이용해도 좋다. 고구마 잎은 달걀물을 이용한 달걀찜이나 프리타타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왜 뿌리만?”…고구마 줄기, 먹으면 몸에 좋다는데…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