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3%대를 유지하던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는 잇따른 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며 홀로 최저 3%대 금리 수준을 유지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가속화된 조달금리 상승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대출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뱅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33~6.662%로 직전일(3.957~6.586%)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07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올 초 상단이 8%대를 돌파했던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갔었다. 채권시장 안정화에 따라 조달금리가 감소하고,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5월 19일 기준 3.63~6.48%로 하단이 3% 중반대까지 내려간 바 있다. 일부 인터넷은행서는 지난 5월과 6월 3%대 주담대 취급 비중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6월 중순 이후 다시금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발행이 늘며, 조달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채(5년, AAA) 금리는 4.256%로 5월 말(4.053%)과 비교해 0.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와 함께 최저 금리 수준을 유지하던 케이뱅크도 4%대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꾸준히 최저 3%대 금리를 유지했었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은행채 금리 상승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기준 은행채(5년, AAA) 금리는 4.405%로 이달 초(4.185%)와 비교해 0.2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글로벌 긴축과 함께 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응한 새마을금고의 채권매도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과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최저 3%대 금리를 제공하던 카카오뱅크 또한 대출금리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033~6.662%로 5대 시중은행(4.06~6.25%)과 비교해 하단 기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918~6.688%로 하단 3%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3.56%로 고정된 영향이다. 그러나 오는 15일 발표 예정인 코픽스가 상승할 경우, 변동금리 또한 4%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예금금리 상승 등이 꾸준히 지속됐기 때문에 코픽스가 상승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대출금리가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점진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