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각 사업부서가 받는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넘게 삭감됐어요. 하지만 성과는 똑같이 내라고 하죠”(토스 직원)
국내 핀테크의 성공신화로 불리는 토스와 카카오페이도 장기화되는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고 나섰다. 경기 둔화 사이클에 진입했음에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온 이들 회사는 향후 비용을 감축하고 수익성을 꾀하며 결손금을 축소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영업손실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25억원) 보다는 축소된 수치지만, 일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증권사는 카카오페이의 2분기 적자 규모를 1년 전보다 더 확대된 134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미국 증권사인 시버트파이낸셜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버트파이낸셜이 추진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19.9%를 우선 확보한다. 그리고 추가로 지분 31.3% 취득하는 유상증자 작업은 내년에 진행한다.
잉여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게 장기적인 수익경로를 위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지만, 카카오페이의 경우에도 흑자 ‘턴어라운드(전환)’를 위해 비용 효율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순옥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리더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손실이 확대된 채로 1분기를 마무리했다”며 “상당부분은 MTS 론칭이나 손해보험사 사업개시 등 신규 사업에 따른 인프라 투자비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 수익모델 관리와 효율적인 비용지출을 통해 재무성과를 달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등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빅테크의 경우 ‘의도된 적자’를 끌고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본을 수익 재원으로 하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한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는 거대 규모의 M&A를 앞두고 영업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는 채용된 고액 연봉자들을 전환 재배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신사업을 위해 일부 사업부서에 배치하는 예산을 줄이고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598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59억원) 대비해서도 더 적자폭이 확대됐다. 사업 확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급여, 퇴직급여, 건물관리비 등 영업비용이 골고루 더 늘어난 영향이다. 당기 말 결손금은 8879억원으로 전년 동기(8620억원)보다 200억원 넘게 확대됐다.
향후 토스의 영업비용 효율화는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쓱페이/스마일페이 사업부 매각 우선협성대상자로 토스를 선정한 가운데 업계에서 쓱페이/스마일페이의 몸값은 7000억원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실제 가격 여부와 상관 없이 큰 출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토스 관계자는 “사업별 자금은 삭감됐지만 성과는 그대로 내야 해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