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형로펌 7곳에 의견서 내 18억 소득

“고액 소득 송구…자료 제출은 못해”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대형 법무법인에 의견서를 제출한 대가로 18여억원을 벌어 논란이 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의견서와) 관련된 로펌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회피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비록 독립적 지위에서 학자의 소신에 따라서 의견서를 작성·제출했지만, 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상당수 사건을 회피한다면 대법관으로서 역할 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으나 권 후보자는 회피 신청을 공언하면서도 “공정성을 해할 만한 상황인지, 직무수행을 못 할 만한 상황인지는 대법원장이 판단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앤장과 세종, 태평양, 율촌 등 대형 로펌 7곳에 63건의 법률의견서를 내 총 18억1563만원(세금공제 후 6억9699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적격성 논란을 일으켰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30건의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총 9억4651만원, 법무법인 태평양에 13건의 의견서를 써주고 3억6260만원, 법무법인 세종에 11건의 의견서를 써주고 2억4000만원을 받았다.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질의 시작에 앞서권 후보자에게 법률의견서 제출을 거듭 요구했지만, 권 후보자는 해당 법무법인과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소지가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권 후보자가 2018년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소송 중이던 하나금융지주 쪽 법무법인 태평양의 의뢰를 받고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법률 의견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당시 하나금융이 승소하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론스타와 분쟁 중이었던 우리 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당시 제출한 법률의견서의 내용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론스타 쪽을 대리하는 로펌의 의뢰를 받아 증언하거나 의견서를 작성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