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착륙 방지했지만 하향 안정세 지속 필요”

“DSR 규제 완화, 가장 손을 덜 대는 방식으로”

“역전세, 시스템 전체 타격 주는 것은 아니다”

원희룡,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특혜' 의혹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지난 5년간 집값이 너무 올랐다며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반기 역전세 우려와 관련해선 전체 시스템에 타격을 주는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하며, 전세반환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는 일시적임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작년 하반기 부동산발 금융경색 우려에 정책 초점을 맞춰 (부동산 규제) 정상화, 금융 규제도 풀었다"며 "그 결과 경착륙은 회피하고 거래 위축이나 가격 하락에 속도 완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방지는 성공했는데 장기 하향 안정이 조금 더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 그런 점에서 일부 심리적인 엇갈림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거꾸로 경계하는 부분이 있다"며 "너무 지나치게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가는 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걱정한 것과 다른 방향에서 금융당국과 한 방향을 바라보며 한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집값 하향 안정세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5년간 너무 올랐기 때문"이라며 "얼마까지 떨어져야 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지금 대세 상승으로 가기에는 시기상조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집값 흐름과 관련한 정책 대응에 대해선 "국지적인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전체를 겨냥한 정책을 쓰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의 주택 마련에 대해선 "결국 가격 문제다. 기다리는 층의 가격이라면 내 집 마련은 늘 진리 아니겠나"라며 "그런 부분에서 정부는 적극적인 공공주택 공급과 정책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전세 대란'을 막기 위해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목적에 한해 한시적인 DSR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선 "내일 하반기경제방향 회의 얼마나 담길지는 봐야 하지만 DSR을 무분별하게 푸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원 장관은 "손을 대더라도 가장 짧은 시간, 가장 손을 덜 대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부처 간 (논의에) 들어가면 온도차가 있지만 거의 조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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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울러 하반기 주택시장의 역전세 우려와 관련해선 전체 시장에 타격을 주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전세보증금 차액에 대한 한시적인 DSR 규제 완화 또한 일부 숨통을 트기 위한 차원임을 거듭 강조했다.

원 장관은 "(역전세 위험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굉장히 큰 위기로 보이고, 각 계약을 보면 시간적으로 분산될 뿐 아니라 어느 정도 고가 주택인 경우 이미 대출 받아 갚은 사람이 많다"며 "어찌 보면 갭투자도 전세를 끼고 집 사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상환능력을 넘어 (대출받아) 투자한 부분에 대한 문제가 터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런 부분은 결국 (주택을) 처분해서 갚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책임으로 상환능력도 없이 다주택자를 끌어안고 전세금을 못 돌려주면, 그중 급매물 몇 개를 처분해 돌려주는 부분으로 안분되면 이건 시스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는 역전세 문제가 금융시스템, 주택시장시스템 전체에 타격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렇게 방치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전세가 매맷값 하락하면 언제든 생기는 문제인데, 매맷값이 떨어질 때마다 역전세 대출을 풀어 국가가 해줄 것이란 사인을 남기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가) 대출에 대해 일부 숨통을 터줘도 한꺼번에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한 수준이지, 전체를 구제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전세제도 상환능력 및 자기책임 부분을 좀 더 반영하고, 금융기관도 나라에서 무조건 대주니 위험 평가 없이 대출해 주는 부분에 대한 안전장치와 자기책임을 더 씌우자는 방향은 동의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제도를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전문가, 시장참여자들과 논의를 좁혀놓기만 해도 지난 5년처럼 수시 땜질 정책 남발은 막을 수 있다. 하반기에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

하반기 전세제도 개편과 관련해선 "집주인 상환 능력과 관계없이 (갭투자를 통해) 주식 투자, 다른 집 투자하는 등 상환 의식조차 없는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전세 가격 대역을 설정하고 의식도 변화시켜야 한다"며 "임대사업자가 보증을 반드시 들게 한다든지, 반환능력이 문제되면 상환능력 반영된 부분만 보증금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사용가치는 월세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매매시장, 임차시장, 금융당국, 정책당국 등과 전문가 의견,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서 이번 기회에 충분히 모든 테이블에 올리고 논의할 것"이라며 "입법 제도에 반영할 부분은 전체를 다 할 수 있을지, 부분이라도 할지 폭을 최대치까지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서울-양평도로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과 관련해서는 "의혹을 사는데 밀어붙일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며 의혹을 반박했다. 원 장관은 "도로국에서 실무적으로 진행한 것인데 문제 제기가 돼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를 받자마자 '이래서 늘공과 어공의 차이가 있구나' 했다. 즉각 원점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국에서는 억울하다고 한다. 양평군과의 절차가 BC가 더 나오고, 그곳은 진출입로 없는 조인트 교차로라서 들어서면 오히려 주변은 더 기피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무직 장관이 필요하다. 거기에 있단 자체로 프레임과 선입견이 생기므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 장관은 이날 '총선 차출설'에 대해선 "전혀 근거 없고, 만약 그런 부분이 심각하다면 저나 정부 내에서 표시가 날 것"이라고 선 그었다. 이날 첫 출근한 김오진 국토부 1차관, 백원국 국토부 2차관에 대해선 "저도 국토부 경력과 전문성이 없다고 염려했지만 더 분발해 노력했지 않느냐"며 "국토부 직원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빠른 시간 안에 업무 파악을 하고 소통 방식을 뿌리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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