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중심에 선 라이브 방송
마약·폭행·욕설 방송 계속돼도
‘방송법’ 적용 안 돼 제재 불가
“실시간 스트리밍(streaming)은 창작자가 공동체에 실시간으로 다가갈 수 있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이벤트, 강의 등 무엇을 스트리밍하든...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가 설명하는 자사의 실시간 방송 서비스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무엇을 해도 자유롭다.’ 강력한 장점을 지닌 실시간 방송은 평범한 시민도 방송인으로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대부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무엇이든 중계할 수 있다는 슬로건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살 시도, 마약 투약, 성추행 등 어떤 상황도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올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건 중심에는 실시간 방송이 있었다.
한 번 시작한 실시간 방송은 쉽게 끊기지 않는다. 27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1년 간 사회적 논란을 부른 실시간 방송 사례들은 분석한 결과, 문제의 방송들은 대부분 경찰·소방 등 사법 기관이 중계 현장으로 진입해야만 종료됐다. SNS가 자체적으로 방송을 중단한 사례는 드물었다. 음주방송(술먹방)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사망한 고(故) BJ 임블리씨의 방송은 2시간 가량 아무런 제재 없이 SNS에서 중계됐다. 유서를 작성하고 유언성 발언을 하는 장면이 이어진 뒤 시청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등장하며 방송이 끝났다.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용도로 방송이 활용되기도 한다. 올해 1월 대구에서는 16세 중학생들이 모텔에서 동급생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폭행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서 실시간 중계했다. 지난달 대구지법은 폭행에 가담한 중학생 A군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하고 다른 중학생에게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생중계가 끝나도 모든 영상은 유령처럼 떠돈다. 실시간 방송 종료 후 뒤늦게 플랫폼이 관련 콘텐츠를 삭제해도 자극적인 화면들은 짧은 동영상으로 가공돼 2차, 3차 콘텐츠가 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윤리가 사라진 실시간 방송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SNS는 방송법을 적용받지 않아 벌금이나 방송 금지 등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고강도 제재망에서 벗어나 있다. 심의나 규제의 법적 근거가 마땅하지 않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극단적 콘텐츠가 유행하는 상황이 제일 우려된다”며 “최근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상황에서 빨리 제재 법안이 필요하다. 자살 생중계 사건 이후 자살 방조로 경찰 조사 받는다는 내용도 콘텐츠가 됐더라. 윤리적 기준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빛나·박혜원 기자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