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94개가 신규개업·1441개가 휴·폐업

2015년 집계 이래 최초

거래량 평년대비 늘지않고…전월세 시장도 급감

“7년 함께 했던 직원도 내보냈어요” 문닫는 부동산 폭증한다 [부동산360]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지난 5월 공인중개사무소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5월 이사철에 문 닫은 공인중개사무소가 개업 숫자를 넘어선 것은 2015년부터 집계 이후 최초다. 부동산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최근 역전세 현상으로 전세 갈아타기 수요까지 줄어들며 공인중개사무소들의 일감이 크게 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공인중개사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인중개사무소는 1094개가 신규개업하고 1441개가 휴·폐업하며 347개가 줄어들었다. 특히 폐업 수는 1323개로 지난해 같은 달(727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상 11월 공인중개사 합격자 발표가 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해 상반기 특히 봄 이사철에는 사무소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금리가 차츰 오르며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던 와중에도 공인중개사무소는 1295개 개업하고, 1136개 문을 닫으며 소폭 늘었던 바 있다.

이처럼 폐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들이 많아지는데는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적자가 줄지 않는 사무실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주택거래 현황은 재작년 4월 15만5907건이던 것이 지난해 같은 달 10만438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7만4790건으로 2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방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들이 크게 영향을 받는 토지거래량 역시 재작년 4월 19만8710건이던 것이 지난해 14만578건으로, 올해는 10만1664건으로 줄었다.

마포구 소재 공인중개사무소는 “거래절벽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말 두 달에 한 번꼴로 거래를 성사시켰다”면서 “월세 300만원이 버거워 7년간 일하던 직원도 집에 돌려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최근 거래가 늘었다고 해도 떨어지지 않는 금리 탓에 아직 거래량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매매량이 크게 늘지 못하는 데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사건들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역전월세 거래조차 크게 줄어든 것 또한 크게 영향을 미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2만8051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최근 역전세 현상이 극심해지며 4월 2만934건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도 1만8388건을 기록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했던 다가구 주택들도 2월 1만5386건이던 전월세 거래량이 4월에는 1만1148건으로 줄고 5월은 9832건을 기록했다.

공인중개사무소협회 관계자는 “전월세 거래라도 활발하면 사무소들이 현상유지는 가능할 텐데 전세 갈아타기 수요도 크게 줄었다”면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마저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문 닫는 사무소들이 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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