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역할 놓고 계파간 동상이몽
최고위 ‘당원권 강화’ vs ‘국민 우선’
한달 째 공전 중인 혁신위원회 출범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홍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혁신위원장 인선과 혁신위 역할을 놓고 벌어지는 계파 간 ‘동상이몽’이 결국 내년 공천권을 둔 힘겨루기 이슈로 모아진다는 것이 당 안팎 시각이다. ‘전당대회 돈봉투’와 ‘김남국 의원 코인투자’사건으로 당 쇄신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지만, 혁신위 출범이 늦어지면서 ‘이래경 사태’, 체포동의안 부결 등 악재를 남기고 혁신 동력에 훼손되고 있단 우려 목소리가 높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주 내 혁신위원장 임명과 위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혁신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혁신위원장 후보가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은경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2명으로 압축되면서 위원장 임명이 상당히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두 후보를 놓고 SNS 등 과거 발언, 재산 내역 등을 꼼꼼하게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발언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자진사퇴한 사태를 계기로, 인선 발표 전 내부 검증 작업을 강화한 것이다.
당 내홍 상황을 반영하듯 두 후보의 성향은 갈려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현재 정 교수는 친명(친이재명)계, 김 교수는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연구원 이사와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고,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발기인으로도 참여했다. 김 교수는 지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시절 당무 감사위원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성 최초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임명돼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혁신위의 역할론을 놓고도 갈등이다. ‘공천룰’에 대한 재검토가 혁신위 주요 의제로 오르내리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친명과 비명(비이재명)계 간 위기감이 맞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앞서 확정됐던 공천룰을 재검토하고 공천심사위원장을 누가, 누구를 임명할 것인가 문제 등이 혁신위원장의 전권과 의제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기에 분위기가 상당히 첨예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명계는 현역의원의 기득권 혁파 및 대의원제 폐지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고 있고, 비명계는 일부 강성지지층이 과대대표된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포함해 이 대표 퇴진까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대립하고 있다.
‘당원권 강화’를 주장하는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14일 “대의원제 폐지와 당원소환제가 혁신의 출발이자 핵심 내용이 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반면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이날 “당원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목소리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면서 “혁신기구 의제도 당의 주인인 국민의 의사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맞섰다.
반대로 비명계에선 이 대표 체제가 당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며 진퇴와 관련한 언급 수위도 올리고 있다. 다만 공천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발언이 자제되는 분위기도 읽힌다. 비명계 다선 의원은 본지에 “결국 의원들에게는 공천이 핵심인데,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로서 이재명 대표 사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목소리가 결집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