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G7 기간 동안 9개국과 정상회담
17일 캐나다·21일 독일·22일 EU 회담도
원전·방산·반도체 등 공급망 협력 집중 논의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G7 정상,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국가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등 전방위적인 경제안보 협력을 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동안에만 모두 9개국의 정상과 만나며 말 그대로 ‘광폭 외교’를 이어갔다. 21일 한국 귀국 직후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독일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22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포함하면 G7 정상회의를 전후해 총 12번의 정상회담을 소화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19일에는 호주, 베트남, 20일에는 인도, 영국, 21일에는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는 20일 약식 환담을 가졌다. 이탈이아에 발생한 기록적 폭우로 멜로니 총리가 조기 귀국하게 된데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지난 20일 G7 친교 만찬에서 일본측의 배려로 옆자리에 앉아 양국 현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쿼드 국가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국가 모두와 양자회담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연쇄 양자회담에서 원전, 방산, 반도체 등 첨단기술 협력과 공급망 등 경제안보 현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첫 한-영 정상회담에서는 원전 협력 확대가 집중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원전 외에도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를, 수낵 총리는 방산, 반도체 분야 협력을 언급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K9 자주포를 비롯한 방산, 디지털, 바이오헬스, 우주 등 첨단기술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 요청에 “인도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에 합당한 관세 기준이 적용되도록 관심 가져달라”고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공급망 협력, 핵심광물 교역의 안정적 유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방, 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팜 밍 찡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2030년 교역 15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G7을 전격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한-우크라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21일 오후 32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뢰제거 장비와 긴급 후송 차량 등 필요한 물품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비살상물품 지원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복구를 위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우수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신속한 전후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 지원을 지속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독일 정상회담 후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비살상 무기 지원 목록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비살상용 무기에 대한 얘기는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께서 저희들에게 일부 목록을 주셨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화요일(16일)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한국에) 오셨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퇴각을 하면서 많은 지뢰를 매설해서 민간인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뢰제거 장비와 의료용 구급차를 요청했다”며 “그 부분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서 신속하게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조속히 체결해 방위산업 공급망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수소·반도체·바이오·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교역·투자 확대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