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일 최고위원 보궐선거…이달 말 후보등록 접수
“지도부에서 정해줘야”…단수 추대론도 고개
일각선 “오히려 손해볼 수 있다…빛 좋은 개살구”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이 내달 9일 지도부를 자진 사퇴한 태영호 의원의 후임 최고위원을 뽑는 보궐선거를 실시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등록 일정을 발표하면서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지만 정작 거론되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지도부의 ‘교통 정리’를 기다리는 한편, 출범 직후부터 악재를 겪은 지도부 합류를 놓고 정치적 손익을 따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차기 최고위원 후보에는 김정재 박성중 송석준 이만희 이용호 정점식(이상 재선) 이용(초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태 의원이 녹취록 사태 등으로 불명예 퇴진을 한 만큼 ‘조용한 선거’를 위한 단수 추천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번 선거 방식을 정하는 당 선관위는 “원칙대로 실시한다”며 오는 29~30일 후보등록 접수 일정을 밝혔다.
하마평에 오른 이들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손을 들고 나서는 것은 장례식장에서 장기자랑을 하는 것과 같다”며 “지도부에서 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 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중도 확장성을 가진 후보로 거론되는 이용호 의원도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난국에 처해 있는 당을 위해서 제가 헌신해야 되겠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손들고 나설 생각은 사실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지도부의 물밑 교통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잡음 없는 보궐선거를 위해 지도부 차원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컷오프(예비경선) 없이 특정 후보를 선출하는 ‘단수 추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후보군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관련해서는 “달라진 최고위의 위상이 반영된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 입성은 정치 체급을 키우고 언론 노출을 통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을 수 있어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 마련인데, 현 지도부는 출범 직후 각종 설화로 악재에 휩싸이며 그 효과를 누리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구성원이 1명 달라진다고 그동안 최고위가 가진 문제가 싹 사라지겠냐”며 “오히려 (앞선 악재에) 같이 묶여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통령실-당 지도부 오찬에 최고위원이 전부 초대받지 못한 사실을 언급하며 “현 지도부에서 사실상 권한이 사라진 최고위원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재감이 없는 최고위원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당정일체 강화를 위한 친윤 후보 추대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또 다시 친윤으로 가야 되고,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보강해줄 수 있을 만한 인물로 가야 된다는 이야기들이 주로 나온다”며 “왜 그것이 최고위원 선출의 기준이 되어야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덜 친윤 쪽으로 하는 게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신에 맞다. 저는 이용호 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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