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반대매매로 최대 수천억원”…CFD 미수채권 후폭풍에 술렁이는 증권가 [투자360]
여의도 증권가 [헤럴드DB·123RF]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로 발생한 증권사들의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에 휘말린 종목들의 경우, 주식 가치가 크게 훼손되면서 CFD 거래를 공급하지 않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간접적 피해도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관련 증권사들이 떠안게 된 CFD 미수채권의 총합은 많게는 수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 터지고 우리 회사도 계좌 규모 파악하면서 비상 모드였는데, 천억대 손실액이 거론되는 곳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CFD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13곳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CFD 거래 잔액이 많은 상위 5개사는 교보증권(6180억원),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다.

“주가폭락 반대매매로 최대 수천억원”…CFD 미수채권 후폭풍에 술렁이는 증권가 [투자360]

증권가는 미수채권 발생 규모에 대한 정보 제공에 말을 아꼈지만, 회사별로 수백억 원에서 많은 곳은 천억원대를 넘길 수 있다는 추정치도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를 향한 우려가 커지자 일부 회사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남준 메리츠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은 전날 그룹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별로 CFD 한도가 있고, 특정 종목에 대해서도 10∼50% 한도가 있어 이번에 문제가 된 CFD 관련 투자자들이 메리츠 창구를 이용할 여지가 없었다"며 "미수채권 발생 금액도 5억원 미만으로 극히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세력의 표적이 된 종목들의 주가 폭락과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액은 외국계 증권사가 우선 충당하게 된다. 이후 국내 증권사가 이를 갚아주고 나중에 개인투자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번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씨의 은행 예금과 증권사 계좌 등도 가압류한 상태다.

다만 회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부 증권사는 개인 고객들에게 일시 상환이 어려울 경우 미수금을 분할 납부하도록 하고 있지만 손실액의 상당 부분을 증권사가 떠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CFD 미수채권은 담보가 없어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인식되는데, 대손충당금은 영업비용에 속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증권사의 영업이익을 감소시킨다.

간접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FD 거래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라도 이번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에 대해 신용융자를 제공했다면 담보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사태 발생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관련 종목 8개(CJ는 제외)의 시가총액 합산은 12조원으로 집계됐다. 종목별 신용잔고율이 10% 수준임을 감안할 때 1조2000억원 이상의 주식이 증권사 차입을 활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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