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 발표
전국 기준 1.16% 상승, 서울 1.61% 올라
강남권 상승폭은 2년8개월 내 최고
“규제완화 효과로 매수세 살아나는 곳 늘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 거래가 많지 않고 집값 ‘폭락론’이 대세지만 올해 주택 ‘실거래’ 시장 분위기는 확실히 지난해와 다르다. 2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하더니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6일 공개한 ‘3월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16% 올랐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2월(1.04%) 반등한 이후 두 달 연속 오르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도 3월에만 1.67% 올라 역시 전월(1.64%)에 이어 상승폭이 확대됐다. 마찬가지로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2월 이후 두 달 연속 뛰었다.
이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모든 아파트 실거래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작성한다. 계약 이후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므로 3월까지 확정치로 발표한다.
실거래가지수가 오르는 건 최근 거래된 아파트 실거래가가 꾸준히 직전 거래가에 비해 높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조금씩 실거래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서울의 경우는 1월부터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월 1.10% 오르며 반등하더니 2월(1.95%)과 3월(1.61%)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도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이 속한 동남권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3월 동남권 실거래가지수는 3.22% 올라 2020년 7월(4.49%)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전국적으로 실거래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는 1월 이후 부동산 규제가 많이 풀린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들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풀어 세금, 대출, 청약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 허용 등으로 주택 구입 여건을 쉽게 만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오르던 시중은행 금리가 안정화된 것도 매수세가 조금씩 회복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역적으로 이미 30~40%씩 실거래가가 하락한 지역이 나타나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올 들어 주택 거래량, 매매가격 전망지수 등 다른 주택관련 지표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7월(646건) 이후 12월(834건)까지 6개월 연속 1000건 미만이었으나, 올 들어 1월 1418건, 2월 2458건, 3월 2980건 등 매달 빠르게 늘고 있다. 아직 미신고분이 많이 남은 4월 거래량도 벌써 2673건이나 신고 돼 5월 말 최종 집계 결과가 나오면 3000건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집값 전망을 물어 작성하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기준으로 이 지수는 85.0을 기록해 지난해 12월(58.3) 저점을 찍은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에도 83.1을 기록해 지난해 11월(51.0) 저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