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산업부 2차관에 강경성 산업비서관
“새 국정기조 못맞추면 과감한 인사조치”
탈원전 담당 부처에 주도권 행사 해석도
尹 “외교 중심도 경제…복합 위기 수출로 돌파”
이달 캐나다, 한미일 이어지는 연쇄 정상회담 주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2년 차 국정 운영 기조를 ‘경제’와 ‘민생’에 방점을 두고 정부와 대통령실 ‘2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으로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했다. 강 비서관이 맡았던 산업정책비서관엔 박성택 대통령실 정책조정비서관이 발탁됐다.
이번 인사는 집권 2년 차에 ‘공직기강’을 다잡고 ‘수출 위기 극복’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신 거를 일단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은 그런 취지로 가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 차관이 산업부 근무 시절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산업실장, 산업정책실장 등 이른바 ‘3 실장’을 두루 거친 점을 들며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새로 산업정책비서관 업무를 맡게 된 박성택 비서관은 과거 주미 대사관 상무관을 지냈고, 산업부 시절엔 무역안보국장을 역임했다. 고위관계자는 “경제 안보 내용을 잘 아는 분을 산업정책비서관으로 모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stance)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때문에 이번 산업부 2차관 인사는 문재인 정부 대표 정책인 ‘탈원전’ 정책을 담당했던 산업부가 뚜렷한 변화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인선과 정책 등에 주도권을 더 행사하겠단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9일)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새 정부 2년 차를 맞아 내각의 분위기를 다잡자 그런 의미였다고 보고, 특정한 인사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2년 차 국정 운영에의 초점인 ‘경제’, ‘민생’과 함께 ‘수출 위기 극복’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지난해 10월부터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16일 공식 방한하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오는 17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도 이뤄질 예정이다. 해외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수출 활성화’를 위한 경제협력이 이뤄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를 연결하는 이제 분업 체제가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은 한미일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분업 시대 내에서 보다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공급망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까지 다 연결되는 것에 비하면 우리가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 어려워진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일의 관계 정립을 통해서 이걸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위원과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들과 오찬 자리에서 “2년 차 국정은 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살피는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외교의 중심도 경제에 두고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저희는 지금 소위 수출 드라이브라는 것으로서 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정면 돌파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수출 활성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