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지향 등에 따른 차별금지 사유 문제 있다”
충남도의회에 인권기본조례 폐지안 청구 접수돼
인권위 “지역 인권증진·보장체계 후퇴” 반대 입장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성(性)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충남 인권 조례를 폐지해달라는 청구가 충남도의회에 접수된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조례 폐지가 ‘인권의 지역화’에 역행하고, 그간 쌓아올린 지역 인권 증진·보장 체계를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인권위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충남 인권조례는 잘못된 인권 개념과 가치를 바탕으로 제정됐고, 특히 차별금지 사유 중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가족 형태, 사상, 전과’에 문제가 있다”며 도의회에 조례 폐지를 청구했다.
인권위는 관련 법에 따라 충남 인권조례 폐지 청구 사유의 정당성을 검토한 결과라며 청구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인권위는 충남 인권조례가 잘못된 인권 개념을 추종하고 있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 “해당 조례에 담긴 인권 개념은 헌법과 인권위법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 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바탕으로 해 정의·규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못된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기본권 및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적절하고 타당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조례에 담긴 차별금지 사유 중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가족 형태, 사상, 전과’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사유들은 헌법과 인권위법, 국제인권규범, 국제규약 등에서 부당한 차별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보편적 인권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전체 도민의 인권보호 측면에서 위와 같은 차별금지 사유를 규정한 것은 적정하고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지역 인권 보장·증진 체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권위는 충남도가 지난 2012년 충남 인권조례를 제정한 이후 충남 인권위원회를 설치하고, 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취약계층 인권실태조사, 인권 침해 상담·구제 등의 업무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충남 인권센터를 설립한 이후에는 도정 홍보영상 등에 수어 통역 서비스를 추가 해 농인의 정보접근권 및 알권리를 보장하고, 도내 운동선수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과도한 생활규정 개정 및 재계약 기준 개선 등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인권조례가 충남지역의 인권 상황 개선과 도민의 인권문제 해결에 기여해왔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지방자치단체가 우리 사회 인권의 가치를 돌아보고 지역 인권 보장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지역 인권 보장·증진 체계를 후퇴시키려는 시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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