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서 28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소식이 나왔다. 대한민국의 ‘인구절벽’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구감소는 이제 국가의 존립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재 인구 추세를 수치적으로만 보면 한국은 2300년이 되면 인구가 ‘0’가 돼 세계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에서 ‘인구소멸국가’ 제1호로 한국을 지목했다. 일론 머스크는 한국은 향후 3세대 안에 인구가 붕괴돼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가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도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017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출산율 저하는 성장률과 생산성 저하, 재정 여건 악화로 연결돼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들 것이라며 한국을 ‘집단적 자살사회’라고 표현한 바 있다. 섬뜩한 경고다.

최근 한 온라인조사 전문기관이 115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국 만 19~59세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혼 응답자 중 61.4%가 ‘결혼계획 없음’이라 답했다. 남성의 비혼 의사는 53.9%인 반면 출산을 하는 여성의 비혼 의사는 68.6%였다. 심지어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녀계획 없음’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53.2%에 달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출생자 수는 24만9000명인 데 반해 사망자 수는 37만2000명으로, 한국은 이미 2020년에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를 거쳤다. 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이는 2021년 기준 프랑스 1.83명, 미국 1.6명, 영국 1.56명, 독일 1.53명, 일본 1.3명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전쟁이나 기아 같은 재난시기에나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초저출산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인구는 2100년에는 반 토막이 되고 2300년에는 ‘0’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

최악의 출산율로 인해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3.6세로, OECD 38개 회원국 평균보다 2~3년 길다. 일본(84.6세)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일본이 고령화사회(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7% 이상)에서 고령사회(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14% 이상)로 넘어가는 데에 24년이 걸렸다면 한국은 불과 18년에 불과했다. 독일은 77년, 미국은 88년, 프랑스는 115년이 걸렸다.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총 인구 대비 17.5%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은 불과 3년 후인 2026년에 예정돼 있다.

인구분포의 중간값인 중위 연령은 2040년 52세가 돼 인구의 25%가 나머지 75%를 먹여살려야 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생산가능인구의 몰락은 라가르도 전 IMF 총재의 경고처럼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와 세출 증가를 가중시켜 정부의 재정 적자를 유발하면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OECD 회원국 중 지난 10년간 제일 빠른 한국으로서는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1인 가구 비중은 이미 2019년에 전체 가구에서 30%를 넘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반도체나 2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우리 세대를 이어줄 다음 세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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