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원칙적 대응” 목소리 높아지며

검찰발 리스크에 추가 탈당 가능성

‘이재명 리스크’ 대응과 차이 지적도

민주당 ‘1박2일 쇄신 워크숍’ 전망

‘돈봉투 탈당’ 윤관석·이성만 다음 타자는?…민주당지도부 ‘쇄신’ 시험대 [이런정치]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이성만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이른바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 민주당 의원들의 ‘줄탈당’이 이어질 가능성에 정치권 촉각이 곤두서 있다.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한 가운데 연루 의혹 현역의원이 추가될 경우 곧바로 탈당 압박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원칙적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이런 관측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구성된 신임 원내지도부에는 격앙된 당내 불안을 잠재우고 ‘쇄신안’을 마련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린 전날 의원총회에서 ‘전대 돈봉투’ 의혹과 지도부 대응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다수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원칙과 기준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내에서는 ‘돈봉투’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가운데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으로 일단 당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검찰발 추가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현역의원 10~20명이 연루됐다고 의심하고 있어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의총 산회 직후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그런 우려의 말씀을 주신 분도 계셨다”면서 “앞으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1당으로서 시스템을 가지고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는 말씀을 여러 분들이 주셨다”고 답했다.

실제로 두 현역의원의 탈당으로 향후 실명이 거론될 의원들에도 같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이번 일로 녹취록이 또 흘러나오거나 거론되는 의원들은 그 즉시 탈당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면서 “현역 의원인 관련자가 이미 탈당한 전례가 생겼으므로 이후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돈봉투 탈당’ 윤관석·이성만 다음 타자는?…민주당지도부 ‘쇄신’ 시험대 [이런정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신빙성이 부족한 ‘받은글’ 성격이 아닌 녹취록과 같은 유형의 증거가 새롭게 제시된다면 상황은 대규모 탈당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름이 명시된 ‘리스트’가 메신저 등을 통해 떠돌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이를 일단 ‘근거 없는 명단’으로 일축한 상태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작심 발언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이번 사건 연루자에 대해 강한 탈당 압박을 가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명계 화살이 이 대표를 향한 것이다.

특히 지도부의 미흡한 대처로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이 너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원 2∼3명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 기소된 의원의 출당 원칙과 기준이 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날 탈당한 두 의원은 지난달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녹취록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동료 의원으로부터 “당 전체가 수렁에 빠진다”는 등 탈당 압박이 높아지자 떠밀리듯 결단한 모양새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두 의원을 만나 강력히 설득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박 원내대표 주도로 쇄신 워크숍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워크숍은 ‘1박2일’ 밤샘 끝장토론 방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의총에서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의원 전원 심층 설문조사를 미리 실시해 쇄신안 논의의 기초 자료로 삼자는 제안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