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재정건전성 강화를 비롯해 고용세습, 전세사기, 마약 범죄 근절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미래 세대’를 7번이나 언급하며 국정 현안의 주안점이 미래 세대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미래 세대’를 총 7번 언급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약 7분간 생중계됐다.
윤 대통령은 ‘미래 세대’가 직면한 ‘고용세습’, ‘전세사기’, ‘마약범죄’ 등 민생 현안을 꺼내며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이날 모두발언과 관련해 “국가가 약자를, 미래 세대를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뜻”이라며 “약자 대상 착취 및 기회 박탈 등이 어제오늘 가장 중요한 민생이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특히 ‘미래 세대’와 관련된 민생 현안에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들을 보여왔다. 최근 논란이 됐던 ‘근로시간 개편’ 문제의 경우도 젊은 층에서 반대 여론이 일자, 전날 입법예고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여론 수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고등학생들이 마약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된 ‘마약 음료’ 사건 직후에는 ‘근절’을 선언하며 강경 대응을 재차 천명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미래 세대’를 겨냥한 국정 드라이브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생중계된 모두발언에서 “2022년도 정부 결산 결과,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며 “지난 정권에서 무려 400조원이 추가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가채무 증가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될 것”이라며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착취”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재정건전성 강화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선심성 포퓰리즘은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모두발언에서 ‘고용세습 철폐’ 등 노동개혁을 언급하면서도 미래 세대를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아직도 국내 일부 기업의 단체협약은 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조항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건 매우 잘못된 관행”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고용세습은 우리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부당한 기득권 세습으로 미래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피해자 3명이 연이어 숨진 ‘전세사기’와 관련해서도 “전세 사기는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이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 역시 청년 미래 세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후 이어진 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보고한 전세사기 피해 관련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등 대책을 재가하는 한편, “사회적 약자들이 대부분인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피해구제 방법이나 지원 정책이 있단 것을 그런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 시스템을 잘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모두발언에서 ‘마약 범죄’에 대해서도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약이 미래 세대인 청소년에게 널리 유포되어 있다는 사실”이라며 “어느 순간부터 정부 당국의 방치로 마약이 국민의 건강과 정신을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수사 사법당국과 함께 정부의 총체적 대응이 강력히 요구된다”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가를 좀먹는 마약범죄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회의에서 “모든 부처가 종합적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해서 올해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