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전년 대비 6.9%↑
올 8월 9000만원 돌파…직전 최고가 제쳐
강남-강북 평당 가격차 갈수록 벌어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강남구 아파트의 3.3㎡당(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9395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와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약 세 배 차이 나는 등 지역별 집값 편차가 심해지면서 자산 가치 상승에 의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는 9395만원으로 지난해(8784만원)보다 6.9%(611만원) 상승했다.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월별 기록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 7월 8936만원을 기록해 직전 최고가인 8923만원(2022년 12월)을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9098만원(8월)을 기록해 9000만원을 돌파했다. 이어 9월 9273만원, 10월 9395만원으로 집계돼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에 이어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8675만원), 송파구(7019만원), 용산구(6870만원), 성동구(5748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평당 평균 매매가가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로 2669만원이었다. 지난해 10월(2775만원)과 비교해 3.8%(106만원) 하락했다. 이어 강북구(2801만원), 중랑구(2927만원), 구로구(3135만원), 노원구(3151만원) 순으로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강남 3구 등 서울 핵심지의 가격상승 속도가 비(非)강남지역을 훨씬 앞지르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2669만원)의 경우 가장 싼 도봉구(2669만원)의 3.5배에 달했다. 작년 10월 강남구 평당 매매가가 도봉구의 3.2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사이에 두 지역 간 가격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서울 부동산 양극화 지수도 사상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KB부동산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20%(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26억5117만원, 하위 20%(1분위)는 4억9011만원으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5.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5분위 배율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