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건 불송치 결정…검찰, 재수사 요청

불송치 결정 전 들은 피해자 진술 토대로 보고서 작성

1심 벌금 500만원→2심 무죄→대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헤럴드DB]
대법원[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꾸며내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면 일부 사실과 부합하더라도 허위공문서 작성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기재된 내용 중 일부가 결과적으로 사실과 부합하는지, 원심 판단과 같이 재수사 요청을 받은 사법경찰관이 검사에 의해 지목된 참고인이나 피의자 등에 대한 재조사 여부와 재조사 방식 등에 대해 재량을 가지는지 등과 무관하게 A씨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허위공문서작성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교통사고 피해자들로부터 추가 진술을 듣지 않고 마치 진술을 들은 듯이 허위로 재수사 결과서를 작성해 검찰로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A씨는 2021년 2월 4일 정차된 차량과 충돌 후 도주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상 치상 사건을 수사한 뒤 불송치 결정하고 대전지검에 기록을 보냈다. 그러나 검찰은 ‘사고 후 도주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특정검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A씨는 재수사결과서를 보내면서 피해자 진술을 추가로 듣지 않고 허위로 작성했다. A씨는 피해 차량 운전자 B씨가 ‘차량 충격은 경미했지만 동승자 C씨가 보험회사로부터 보상금을 타야 된다고 해 자신도 병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과 C씨가 ‘병원 치료를 사고 발생 후 5일 후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적었다.

1심은 “형사사건의 적정한 처리를 저해하고 국민의 사법기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무죄 판단했다. A씨가 수사기록에 반영하지 않았을 뿐 불송치 결정 전에 B,C씨로터 관련 내용을 들었고 이를 재수사보고서에 반영한 것을 허위공문서작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2심 재판부는 “재수사요청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A씨가 불송치·기록송부결정을 하기 이전에 진행된 수사과정에서 조사를 실시했으나 기록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라면 ‘수사보고나 재수사결과서 송부 등을 통해 그것을 추가로 기록에 포함시키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족하다”고 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