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해 봉환…대전현충원 안장식 뒤 영면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 마침내 실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인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오는 10일 고국으로 돌아온다. 1886년 평남 순천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 1923년 미국 뉴욕에서 순국한 지 꼭 100년 만이다. 드라마에서 배우 김태리 씨가 맡은 고애신의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마침내 실현되는 셈이다.
국가보훈처는 4일 황 지사의 유해를 오는 10일 국내 봉환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궁선 보훈예우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유해 봉환반은 5일 뉴욕으로 파견돼 뉴욕한인교회에서 추모식 등 일정을 가진 뒤 황 지사의 유해를 모시고 9일 출발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욕한인교회는 황 지사를 비롯한 많은 독립유공자들이 독립운동 정보 교환, 자금 마련 등 활동을 펼친 미주 독립운동의 근거지다.
추모식은 황 지사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자원입대해 참전했다는 점을 감안해 한미 양국 국가 연주와 헌화, 약력 보고, 추모사, 봉송사 순으로 진행된다.
황 지사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 뒤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영접하고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대전현충원 운구 뒤 유해 봉환식과 독립유공자 7묘역 안장식을 거쳐 황 지사는 고국에서 영면에 들게 된다.
박 처장은 “조국독립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일생을 바친 황 지사의 유해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으로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모시게 돼 매우 뜻 깊다”며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지사께서 꿈에도 그리던 고국산천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황 지사의 유해 봉환을 위해 지난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법원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보훈처와 뉴욕총영사관은 다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 지난 1월 황 지사의 유해가 안장돼 있는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 측과 파묘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어렵사리 유해 봉환을 성사시켰다.
이번 유해 봉환에는 지난 2008년 황 지사 묘소를 처음 발견한 장철우 전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가 정부 초청으로 동행하게 돼 한층 더 의미를 더하게 됐다.
장 목사는 “묘소 발견 이후 지사께서 하루빨리 국내로 모셔지기 바랐는데 이번에 성사돼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 지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과 유럽에서 일제 침략과 식민지 현실을 알리고, 해외 거주 한인 권익 보호 활동 등 독립운동을 펼쳤으며 1923년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정부는 황 지사에게 지난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한편 보훈처는 황 지사가 미 현지매체 ‘뉴욕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논리를 반박하는 등 독립운동 행적과 미군 참전자 등록 카드,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자 명부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자료 11점을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과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자료에서 발굴해 공개했다.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