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인천공항 여객기내 실탄 2발 반입

용의자는 70대 미국인

체포영장 한차례 기각 뒤 발부

인천국제공항 [연합]
인천국제공항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이달 초 발생한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실탄 반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70대 미국인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용의자가 미국 국적인 만큼 당장 수사에 속도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 처벌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사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31일 인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앞서 지난 21일 인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영장 유효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후 23일 올해 4월로 유효 기간을 조정해 재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 여객기에 9㎜ 권총탄 2발을 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한 A씨는 환승을 위해 인천공항에 머무른 뒤 당일 필리핀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관련자 처벌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 A씨 소재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인터폴은 가입 국가 경찰 간 정보 공유를 위한 일종의 네트워크 망으로 강제적인 수사 권한은 없다. 요청을 받은 당국의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있어야 송환 및 체포가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사실상 최고 등급인 ‘적색수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체포 영장 효력은 A씨가 국내에 입국해야 발생한다.

결국 국내 송환을 위한 미국 수사 당국이 중요하다. 미국은 자국법 우선 국가로,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나라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불법 체류인 경우 직접 체포해 추방·송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A씨는 미국 국적 소유자로 자국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기내 실탄 반입은 미국에서도 위법하다. 미국 교통안전국(TSA) 규정에 따르면 탄약(ammunition)은 위탁 수하물로 운반할 수 있지만 기내 반입은 금지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적색수배가 아닌 청색수배 대상자에 대해서도 인터폴을 통해 주소지를 확보하고, 수사를 개시한 나라의 수사 기관이 대상자에 통보해 자진 귀국을 했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보안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는 수사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가능한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앞서 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1차적인 점검을 마쳤으나, 관련자 처벌을 위해서는 수사가 좀 더 진척돼야 한다는 뜻이다. 또 실제 처벌 절차는 서울지방항공청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5년간 기내 총기·총기 구성품·기타 발사 장치·탄약류 반입 사례는 849건에 달했다. 보안 검색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해 기내에 실탄이 반입된 사례는 2021년 3건 발생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