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오는 12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온라인 원스톱 대환’이 가능해지는 가운데 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부터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은행 및 플랫폼 간의 경쟁 확대를 통해 자연스럽게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주담대에 대한 대환대출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5월부터 신용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시범서비스를 시행한 뒤, 연내에 주택담보대출까지 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담대 대환대출의 경우 등기이전이 필요해 금융사간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구현이 어려운 만큼 우선 대환대출 신청 인프라부터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가 구축되면 우선 적용 대상은 아파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주담대 실행시 담보가치를 산정할 때 국세청 기준시가, 감정평가액, 한국부동산원 산정가격, KB부동산시세 등 을 활용한다.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 많다보니 담보가치를 평가하는데 비교적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라, 다세대, 연립주택 등의 경우 거래량 미비 등으로 실거래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 여기에 동일한 곳이더라도 방향, 주차장·엘리베이터 유무, 구조, 마감재 등에 따라 시세가 제각각이라는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공인중개사나 법무사의 추천 금액과 실제 대출시 금액이 차이가 큰 경우가 부지기수다. 감정평가사나 신용평가사에 의뢰해 평가를 받더라도 비용, 시간 측면에서도 추가적으로 소요될 여지가 크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의 사례를 봤을 때, 실거래가 많고 가치평가가 비교적 용이한 아파트 등이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며 “가치평가가 어렵고 거래가 없는 주택의 경우에 대해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대환대출이 도입되면 기존 대출 시장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주담대가 대환대출 인프라에 포함되면 금리경쟁에 불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중론을 이룬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는 특성상 담보물이 있어 상환율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 대출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 1053조4000억원 중 주담대 비중은 약 76%로 798조8000억원에 달했다.
당국은 대환대출 도입시 중요 쟁점이 되는 수수료 등은 추가적으로 각 업권의 이야기를 여러차례에 걸쳐 들어본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당국이 수수료에 구체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경쟁유도를 통해 적정 수수료를 산정하고, 고객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을 통해 제시된 대출 금리와 실제 적용되는 대출 금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각종 플레이어간 경쟁을 통해 어느정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전국 방방곡곡에 주담대 관련한 데이터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경쟁하다보면 데이터가 더욱 정확해지고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대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수료 문제도 사용자가 늘고, 경쟁이 이뤄지다보면 적정한 선에서 조정이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