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 16일 소위 개최… 여야 의원들 ‘성과주의’ 법안 발의 봇물

숙려기간 사라지자 ‘내 법안도’ 요청… ‘미래형 이동수단’까지 포함

尹 지시로 ‘탄력’… “적용 범위 넓어지면 배가 산으로 간다”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가첨단산업벨트 추진계획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가첨단산업벨트 추진계획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반도체 산업 등 국가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방안이 상임위 소위 ‘직회부’ 가능성이 높아지자, 여야 의원들이 너도나도 유사 입법을 제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부안과 거의 똑같은 법안을 제출하는가 하면,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 안건을 ‘유사입법’이라며 함께 처리하자고 나서고 있다. 반도체와 관계 없는 법안들까지 끼어들며, 16일 하루 논의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현행 8%에서 15%로 상향하는 K칩스법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또 수소 등 탄소중립 산업과 미래형 이동수단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법안에 담았다. 그간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은 대통령 시행령으로 규정해왔으나, 이번엔 아예 법률로 이를 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정태호 의원도 이날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가전략기술’에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전기차 및 수소 분야 기술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 법인세 기본공제율은 신 의원이 제출한 15%(중견기업 20%·중소기업 25%) 등으로 동일하다. 다른 점은 혜택을 받을 산업 분야를 확대한 것이다.

이날 발의된 두 법안은 기재위 여야 간사간 합의를 거쳐 16일 오전 10시 열리는 조세소위에 상정될 예정이다. 문제는 현행 국회법상 발의 된 법률안은 상임위 보고에 이틀, 숙려기간 15일 등을 거쳐 소위에 회부되는 것이 정상이나 소위 ‘직회부’ 결정이 이뤄지면서 발의 하루만에 소위에 바로 상정되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미래형 이동수단’과 같이 비법률적 용어의 경우 해석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의 이동수단이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개연성이 있고, 법률안에 표기된 ‘등’ 표기는 향후 ‘국가전략기술’의 적용 범위를 무한대로 확대하는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영석 국회 기재위원장 역시 투자 세액공제율의 범위와 폭을 확대하는 입법안을 이날 중으로 마련, 대표 발의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세액공제상향’을 지시한 이후 K칩스법 입안이 3월 중 처리될 것으로 전망되자 야당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적용 산업 범위를 넓히고 나섰는데, 이대로면 과도한 세액공제 혜택으로 인해 재정에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초 논의는 반도체 사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 상향이 핵심이었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는 요인들이 끼어들면서 ‘배가 산으로 가게 됐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세액공제를 상향(8%→15%)할 경우 삼성전자는 2조원, SK하이닉스는 50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이득을 보는만큼 세출 여력은 줄어드는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세액공제 대상으로 아예 ‘산업’을 법률안에 넣어 발의를 했다. 비법률 용어도 많다. 구체적이지 않은 단어가 사용되면 해석에 따라 적용범위가 무한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