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크게 성장하면서 임직원 평균연봉이 생명보험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중에서는 신한라이프의 평균연봉이 삼성생명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손보사 연봉, 생보사 역전…임원 성과보수도 압도
16일 각 보험사들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임직원 평균보수를 공시한 8개 손보사의 평균보수는 1인당 97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 확정 공시를 하지 않은 농협손해보험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지만, 전년(8833만원·9개사) 대비로는 10.2%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손보사는 평균연봉에서 생보사를 앞서게 됐다. 생보사 14곳의 임직원 평균보수는 1인당 9336만원으로, 1년 전(9121만원·19개사)보다 2.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5대(삼성·DB·현대·KB·메리츠)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이 20~30% 급증한 반면, 주요 생보사들은 순익 증가 폭이 주춤하거나 감소하는 등 부진한 결과다.
임원 성과보수액도 업권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공시를 완료한 9개 생보사의 임원 성과보수액은 1인당 평균 1억19만원으로, 전년의 1억842만원에 비해 되려 감소했다. 손보사들을 보면 삼성화재가 1억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메리츠화재가 14억1000만원에서 21억5000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한화손해보험도 5000만원에서 8000만원대로 늘었다.
생보사 연봉 톱 신한라이프 올라서…KB손보는 억대연봉 진입
업권별로 나눠 보면, 생보업계에서는 순위변동이 벌어졌다. 줄곧 연봉 1위를 유지했던 삼성생명의 평균보수가 2021년 1억900만원에서 2022년 1억1300만원으로 3.7% 오르는 사이, 신한라이프가 9400만원에서 1억2400만원으로 31.9% 뛰어오르며 역전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는 업계 4위에서 2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푸본현대생명(1억800만원), AIA생명(1억원)도 지난해에 이어 억대연봉을 기록했다. 메트라이프생명(2021년 1억500만원)과 라이나생명(2021년 1억100만원)도 아직 공시는 하지 않았지만, 억대연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1억3600만원으로 평균보수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증가 폭은 다른 주요 손보사들이 더 컸다. KB손해보험이 8100만원에서 1억900만원으로 34.6% 폭증하며 억대연봉에 진입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도 18.0% 증가해 억대연봉(1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1억800만원에서 1억1100만원으로 올랐다.
보험 전 업권으로 넓혀 보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평균보수가 1억5500만원으로 전체 1위였다.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도 1억800만원으로 억대연봉을 자랑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고금리 상황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성과급을 과도하게 지급한다고 판단하고 성과보수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 대해서는 성과급 지급시 장기성과 평가를 반영하고 지급수단을 주식, 스톡옵션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은행권에서 개선안이 마련되면 보험업권으로도 확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