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나이아가라=함영훈 기자] 태초에 빙하가 녹은 물로 형성돼 바닷물과 합쳐졌다가 다시 분리된 5대호의 동부,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을 연결 혹은 분리한다. 이리(Erie)호의 수위는 캐나다 영역인 온타리오(Ontario)호 보다 100m 높아, 위에서 아래로 가는 물의 자연법(水+去=法)에 따라, 20여개의 폭포가 나이아가라 강(江)으로 떨어진다.
5대호는 세계 민물의 20%를 차지하고, 한반도 면적 보다 약간 크다. 캐나다와 미국이 나눠갖는 이들 호수 중 가장 큰 수페리어호의 70%, 미시간호의 100%, 유런호의 40%, 이리호의 50%, 온타리오호의 45%가 미국 것이다. 전체적으로 60% 가량은 미국, 40%는 캐나다 영역이다.
가장 서쪽에 있는 수페리어호 서쪽끝은 미국 미시시피강(퍼스트 아메리칸 말로 ‘위대한 강’) 구성에 관여하지만, 오대호 동부 지역 호수들은 캐나다방향, 대서양 방향과 관련있다.
5대호 전체에서 캐나다 몫은 약간 작아도, 지구촌 관광객이 몰려드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쪽이 80% 가량으로 월등히 크다. 이 폭포를 만드는 이리호의 물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오하이호주와 관련이 있는데, 캐나다 나이아가라 일대 관광업계 입담꾼들은 “미국 물로 캐나다가 먹고산다”는 농담도 한다. 나이아가라 보다 1.5배나 큰 낙차의 퀘벡 몽모렌시 폭포수도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버몬트,메인 주)이 필터링해 준 물이다.
높은 이리호에서 나온 물이 낮은 온타리오호 쪽으로 떨어지는 ‘나이아가라’는 퍼스트 아메리칸-캐나디언 언어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이라는 뜻이다. 별칭은 캐나다에선 ‘레이디(lady)폭포’, ‘물안개(mist)폭포’ 또는 생긴 모양 대로 ‘말발굽(Horseshoe) 폭포’라 부른다. 처녀폭포는 나이아가라의 괴성을 신의 노여움으로 여겨, 처녀를 배에 태워 제물로 바쳤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미국에선 워낙 우람하게 떨어지는 폭포소리가 “부우~”소리는 길게 낸다고 해서 혼-블로어(horn-blower)라 부른다.
어원과 본명과 별칭을 아무리 둘러봐도, 이 폭포를 여행했던 한국 엉클들이 아재개그 때 말하는 “나이야가라(Age, Go away!)”와는 거리가 있다.
나이아가라 강(江)도 있다. 이리호 쪽에서 떨어진 물은 이 강줄기 12㎞를 지나 수위 낮은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물론 이리호 끝을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도 12㎞ 강줄기가 있으므로 나이아가라 강의 총길이는 60리쯤 된다.
나이아가라 강줄기 한가운데 있는 폭포와 그 주변을 들여다 보자.
일반적인 폭포는 좁고 긴데, 캐나다 쪽 말발굽 폭포는 높이 53m, 폭 790m이다. 평지로 부터 236m 높이인 스카이론타워에 오르면 폭포를 한눈에 내려다 본다.내부에는 전망대 뿐 만 아니라 레스토랑, 극장, 기념품점 등이 있다. 최상층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 미식과 와인을 즐기며 감상하는 재미가 이 지역여행의 꽃이다.
저니 비하인드 더 폴스는 엘리베이터를 탑승해 평지로부터 45m 가량 내려가 폭포와 근접한 거리에서 감상하는 여행법이다.
더 확실한 방법은 50년 역사를 가진 헬기투어이다. 9분 동안 헬기를 타고 폭포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 한국어 더빙 오디오 가이드도 있다. 폭포 꼭대기의 골프장도 보인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나이아가라 폭포는 다양한 색깔의 빛으로 물들어간다. 모든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나이아가라 일루미네이션'이다. 이렇게 나이아가라의 밤을 비추는 빨강, 초록, 노랑, 파랑, 흰색 불빛은 1925년부터 선을 보였다. 객실에서 보려면 폭포 코앞에 있는 메리어트호텔의 전망이 가장 좋다.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 체험해 보고 싶다면 혼블로어 나이아가라 크루즈를 타면 되겠다. ‘뭉쳐야 뜬다’ 출연진들이 이 체험을 하면서 색다른, 체감도 높은 스릴을 맛보았다.
나이라가라 폭포 반경 1㎞ 이내엔 관람차 등 놀이동산, 어드벤처, 트릭아트, 음식점 등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가 빼곡하다.
폭포를 떠나, 온타리오 호수방향으로 강줄기를 따라가면, 캐나다-미국측이 마주보는 수력발전소 2기가 나온다. 두 나라를 연결하는 다리 한복판에 캐나다-미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 눈길을 끈다.
조금만 더 가면 나이아가라 원예전문대학 교수와 학생이 만든 꽃시계를 만난다. 1950년 약 3만 송이의 꽃으로 만들어졌고, 시즌마다 변신하면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원예전문가들이 조성한 장미정원은 6월에 절정을 이룬다.
월풀 형제가 드론세탁기 발명의 영감을 얻은 곳은 강물이 꺾이는 지점, 몇바퀴 거칠게 휘돌며 물방울을 일으키다가 나가는 ‘월풀’이다. 형제는 이곳에 놀러왔다가 물방울로 세탁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세탁기 브랜드도 이 지명을 그대로 땄다. 이곳에선 제트보트도 운영한다.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나이아가라 온더 레이크 마을은 전형적인 영국 중산층 마을이다. 아이스와인이란, 포도를 따지 않고 겨울내내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한뒤 영하 15~12도 되는 어느 겨울 새벽에 얼음덩이 같은 포도를 따서 즙을 내 3년 숙성시키는데, 와인액 필터링이 고난도 기술이라고 한다.
외지인의 전입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그들은 프랑스인, 캐나다인, 미국인, 포용적인 마인드를 가진 영국인 조차 거부하고, 오로지 자기 조상이 정착할 무렵의 영국왕실과 당대 문화를 그대로 지키려 애쓴다. 이 마을 별칭이 ‘왕당파 빌리지’인 이유이다.
이 마을 안 대부분의 건물들은 19세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극작가였던 버나드 쇼가 말년에 전원생활을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캐나다형 토착왜구’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다소 국수주의적 정서가 있지만, 외부 관광객들에겐 영국식 예의범절을 지켜 응대한다. 대표적인 건물은 영국왕실이 이용했던 옅은 자주빛 고풍스런 건물, ‘프린스 오브 웨일즈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이다. 문화유산을 지금도 호텔로 쓰는 점은 스페인, 싱가포르와 비슷하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선 지금까지, 구명조끼만 입고 폭포수와 함께 떨어지기, 오크통에 몸을 넣고 떨어져보기 등 숱한 도전이 있었다. 몇몇 성공한 사람은 놀라움을 안겼지만 대부분 사망해, ‘객기 금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프라인, 크로스오버 브릿지 등 가슴이 쫄깃해지는 레포츠가 많으니, 차라리 이를 택하라는 것이다. 여행때 먹는 빵 중에 최고는 안전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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