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美공장 설립하는 中 CATL…국내 배터리3社 ‘IRA 수혜’ 어려워졌다는데 반격카드 나올까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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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국 미시간주(州)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서 북미 시장을 ‘안방’처럼 공략하던 국내 배터리 3사에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CATL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디트로이트에서 160㎞ 떨어진 미시간주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포드는 35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해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까지 확대하려는 포드와 미국 시장 진입이 절실했던 CATL의 목표가 맞아 떨어지며 성사됐다.

LFP 배터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는 니켈코발트(NMC)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포드는 올해부터 LFP 배터리를 머스탱 마하-E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에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F-150 픽업트럭 전기차 모델에도 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첫 美공장 설립하는 中 CATL…국내 배터리3社 ‘IRA 수혜’ 어려워졌다는데 반격카드 나올까 [투자360]
[삼성증권]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1위 업체인 CATL이 미국 본토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CATL은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에 모두 13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하며 강력한 중국 제조업 견제에 나섰지만, 정작 미국 업체가 법안을 우회해 중국 배터리 회사가 북미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해 준 셈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공격적인 설비 증설과 매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중국 내 보조금 정책 완화로 중국 이외에 미국-유럽 시장 진출이 절실했던 상황”이라며 “당장은 IRA로 재무적 성과나 세제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10년이란 IRA 기한이 끝난 이후에도 CATL은 미국 내 안정적인 배터리 사업 주체로 남아 지속적인 사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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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드와 CATL의 합작으로 북미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CATL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국내 배터리 3사가 노리고 있던 북미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기회를 CATL에 빼앗기거나 CATL과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 제너럴모터스(GM)과 오하이오주에 세운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테네시주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그동안 IRA가 한국 2차전지 업체들에게 ‘배타적’ 수혜를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는 점은 해당 기업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장 연구원은 “IRA에 명시된 ‘해외 우려 단체(FFoC)’ 문구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이해됐었다”며 “100% 지분을 미국 완성차 업체가 갖고, 배터리 공급선으로 중국 업체를 가져가는 포드의 전략이 IRA를 완전히 우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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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 연구원은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등도 같은 방법에 대해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며 “IRA 프리미엄을 챙겼던 한국 업체들의 주가가 디레이팅(derating)될 가능성을 의미하고, 반대로 평가절하됐던 중국 2차전지 업체들에겐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CATL의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다면 SK온이 포드에 공급하게 될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포드와 CATL 간의 합작이 앞서 포드와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SK온에게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장 연구원은 “이번 합작은 작년부터 포드가 수립해 온 계획의 일환이었다”며 “셀 케미스트리 다각화를 지향하는 포드 입장에선 기존 SK온과 진행하는 협력과는 차별적인 세그먼트로 해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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