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임시총회서 조합장 해임 안건 상정
기존 설계업체 등에 조합 내 불만 늘어
층수제한 폐지에 고층 건설 기대감 속
조합 내 갈등 장기화시 사업 지연 우려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성수동 한강변 재개발 일부 구역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설계·시공업체, 조합원 재산가치 극대화 등을 놓고 갈등을 겪어, 조합원들이 현 조합장 해임 카드를 꺼내 들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1일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총회에서는 조합장 및 조합임원 해임이 안건으로 올라온다. 성수4지구 조합 내에서는 시공사와 설계업체의 도급순위에 대한 이견, 평형별 세대수 등으로 마찰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이 성수4지구 고급화·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꾸렸고, 해임 안건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한 조합 관계자는 “기존 조합 측이 초고층 아파트 설계 경험이 전무한 업체를 깜깜이 계약하고, 건축심의에 구형 설계를 넣어 조합원 재산 가치 상승을 가로막았다”며 “평형 설계에서도 조합원 일부는 84㎡ 평형도 받을 수 없단 점에서도 불만이 크다”고 주장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조합장 해임을 안건으로 개최하는 총회는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개최될 수 있다. 해임 총회의 소집과 진행은 발의자 대표로 선출된 자가 조합장의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이렇게 열린 총회에서는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서면결의서 제출자 포함)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으면 조합장을 해임할 수 있다. 현재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원은 총 753명으로, 총회에 최소 377명이 참석하고 189명 이상이 안건에 찬성하면 해임안이 통과된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219-4번지 일대 8만9828㎡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용적률 315% 면적에 157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성수 4지구가 속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지난 2009년 오세훈 시장 재임시절 한강변 지상 최고 50층 단지로 재개발을 추진했는데, 박원순 전 시장의 35층 높이 규제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2011년 지구단위계획이 바뀌면서 4개 지구로 나눠 총 8200여 가구 공급이 계획됐다.
그러다가 지난해‘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기존 35층 층수 제한이 폐지되며 초고층 단지 계획이 다시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반영해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성수 4지구의 경우 지난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취득하고 2017년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에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조합 내분으로 인한 사업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합원 간 소송전, 시공사 계약 해지 소송, 공사비 증가 등이 뒤따른다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다.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성수 4지구뿐만 아니라 많은 재개발 조합이 설계안, 시공사 등 문제로 내분을 빚는 전쟁터”라며 “조합원 간 협의 조율이 원만해야 사업 지연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