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두달 연속 하락

서울 전세가율 절반 겨우 넘겨

강남권 중심으로 역전세 등장

집값 아직 바닥 논하기 어렵다…매매가 하락에도 더 떨어진 전세가율 [부동산360]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하는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됐음에도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집값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전셋값이 집값보다 크게 내리면서 시장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까지 이른 상황으로 평가된다.

2일 KB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 중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전세가율은 66.7%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1·3 대책 발표됐지만 매매와 전세 모두 부진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 중이다.

특히 서울 전세가율은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1월 서울 전세가율 52%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 전(54.6%)보다 2.6%포인트 내린 것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집값 하락이 가시화 됐지만 전세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전셋값이 더 크게 빠지면서 올해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5% 하락했으나 전세는 3.19%로 하락폭이 두배가 넘는다.

서울 지역에서는 강남3구 및 용산의 전세가율이 40%대를 기록했다. 송파는 2021년부터, 용산은 시장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부터 전세가율이 절반을 밑돌기 시작했다. 강남과 서초는 지난해 11월부터 40%대로 전환됐다. 1월 이들 지역의 전세가율은 44~46.9%로 집계됐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데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 입주가 예고되며, 공급 과다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고 전세가 하락도 극심해 전세보증금을 빼주기 어려운 상황도 나온다. 이로 인해 만기 도래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급매로 내놓는 집주인들도 등장하고 있다.

전셋값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아직 바닥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매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전세가가 우선적으로 올라와야한다. 전세가 계속 떨어지면 매매가는 더 나아갈 수 없다”면서 “지난 7년간 상승장이 계속됐고, 조정이 6개월 정도라 브이자(V자) 반등이 이뤄지기에는 너무 빠르다"라며 "전세는 2+2 계약 기간도 있기 때문에 2~3년 정도는 하락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4235만원, 전세가격은 2076만원으로 매매-전세 가격 격차는 3.3㎡당 2159만원이다. 이는 해당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큰 격차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월세 전환 수요는 늘면서 전셋값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