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세몰이, 전대 취지 어긋나” 조경태 “선관위 제재해야”

金, 수도권 출정식에 현역의원 28명 참석…대세론 굳히기

선관위 “문제의식 있지만 직접 제재는 어려울 듯” 거리 두기

국민의힘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이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이기는 김기현 캠프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이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이기는 김기현 캠프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대규모 세몰이에 나서자 상대 주자들의 견제구가 이어지고 있다. ‘양강 구도’의 안철수 의원은 무조건 사람만 많이 모으는 건 전당대회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고, 조경태 의원은 김 의원의 세몰이가 당헌 당규 위반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제재를 요구했다. 반면 선관위는 ‘문제의식은 있지만 직접 제재는 어렵다’는 입장이라 공정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3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 상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끔 되어있는데, 이들이 김 의원의 수도권 출정식에 당원을 동원하는 것은 사실상 선거운동”이라며 “더 이상 이런 세몰이가 과열되지 않도록 선관위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의원 측은 지난 28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 배현진, 태영호, 박성중, 박성민,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28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엔 원외 당협위원장 약 50명을 포함해 총 8000명 가량의 당원이 참석했다.

배 의원(서울 송파을)은 행사 후 SNS에 “대단한 성원, 굉장한 함성의 장”이었다며 ‘서울도 김기현, 송파도 김기현’이라고 적힌 국민의힘 송파을 당원협의회 명의의 대형 현수막 사진을 올렸다. 이들 의원은 출정식에서 김 의원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팔을 들어올리며 김 의원의 전당대회 승리를 응원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34조는 당원이 아닌 자, 선관위 위원,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당직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당규 31조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의 개진·의사의 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 의원은 ‘공식적으로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전당대회는 화합의 장인데 당대표 후보가 직접적으로 상대 후보를 겨냥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우리당의 헌법인 당헌·당규를 위반했으면 후보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도 선관위가 선제적으로 공정과 상식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 의원도 앞서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무조건 사람들만 많이 모아놓고 행사를 하는 게 전당대회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김 의원을 저격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세몰이’에 대한 비판은 ‘친윤’ 논쟁 때부터 이어져왔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친윤 대 비윤’ 프레임 싸움이 격화하자 SNS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리 책임자로서 몇 가지 요청을 드린다”며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경선 때 줄을 잘 서서 이득을 보겠다는 사람들은 오히려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전당대회 ‘심판’인 당 선관위는 ‘문제의식은 있지만 제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선관위원은 2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사전에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관련해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다”며 “김 의원이 세몰이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선관위원도 “특정 후보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클린경선소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을 검토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대놓고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문제지만, 이들이 어디를 다니는 것까지 선관위에서 관리할 수 는 없는 것 아니냐”며 “당규는 사실 해석하기 나름이라, (문제를 제기한다면)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기준으로 선관위에서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30일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번이지 과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러한 문제제기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라는 게 유권자들이 득표를 많이 하면 당선되는 것인데, 많은 유권자들이 김기현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건 전당대회 취지에 딱 부합하는 것”이라며 안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제가 알기로 우리 당 현역 의원 중 안 의원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 이 없다”며 “왜 우리 현역 의원들이 그렇게 지지하는 분이 없을까 한번 본인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고, 계속 비판을 위한 비판, 발목 잡기만 계속한다면 결코 성공적인 모습으로 당에 안착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견제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