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부동산·탄소시장으로 확대”
“가상자산, 닷컴 버블 이후 인터넷처럼 필수재 될 것”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증권성 여부를 놓고 소송중인 리플의 핵심 임원진들이 "올해 가상자산은 효용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비드 슈와츠(David Schwartz) 리플 CTO는 올해가 대체불가능토큰(NFT)의 미래 가능성을 검증하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슈와츠 CTO는" NFT의 첫 번째 물결은 크리에이터와 수집가를 연결하는 것이었지만, 두 번째 물결은 다양한 사용사례 발굴에 기여하는 유틸리티 기반 NFT가 중심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미 블록체인에서 NFT로 토큰화된 미술품·시즌 티켓 등의 자산과 마찬가지로, 미래에는 부동산과 탄소시장 NF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탄소시장은 오랫동안 가격 및 시장 데이터의 투명성 문제를 겪어왔다"며 "토큰화는 탄소 배출권의 진위성을 검증하도록 지원해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토큰화가 이뤄지면 집의 명확한 디지털 소유권을 구현할 수 있는데, 이 소유권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블록체인에 영구적이며 반박불가능한 방식으로 내장된다"고 효용성을 강조했다. 특정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구매자는 해당 부동산의 이전 소유자, 세금 기록, 가격 내역 및 법적 분쟁 정보를 더욱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데브라지 바라단(Devraj Varadhan) 리플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올해 가상자산과 법정화폐를 연결하는 일을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바라단 부사장은 비즈니스 모델에 가상자산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의 환전을 용이하게 하는 온오프램프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온램프는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교환하는 것을, 오프램프는는 반대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것을 뜻한다.
그는 "2023년에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독보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신흥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제2의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산업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소외된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룩스 엔트위슬(Brooks Entwistle) 리플 글로벌 고객 성공 수석 부사장 겸 아태 및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총괄은 올해 ‘무법지대’ 같은 가상자산 산업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업계의 책임감이 대두될 것이라 예견했다.
그는 “유동성 위기는 급속도로 성장해온 가상자산 산업이 보다 긴밀하게 결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에 의존해온 부실한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소규모 기업들이 크립토 윈터 극복 방안을 모색함에 따라 시장에서 인수합병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트위슬 총괄은 현재의 시장 상황이 과거 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급격하게 붕괴했던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닷컴 버블을 겪고 난 후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유동성 위기는 가상자산 산업이 성숙해간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엔트위슬 총괄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순이익 개선을 위해 자금줄을 더 조이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과정에서 국제 결제를 비롯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기 위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술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