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검사 안 받은 화물차 38만4955대

20년 이상 검사 의무 위반차량 31.5%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상 대형화물차 검사 유효기간 1년

차령 2년 초과할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받아야

화물차, 검사 부적합 판정·주행거리 많은 편

전체 화물차 중 10년이상 노후화 차량 38.4%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의무사항인 자동차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이 전국에 38만대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5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참사 원인이 화물트럭의 자체 발화가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트럭의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4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동차검사 미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자동차검사를 받지 않은 화물차는 총 38만4955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검사가 20년 넘게 지연된 화물차량은 12만1373대로, 전체 미필 차량의 31.5%에 달했다. 자동차검사를 받지 않은 화물차 10대 중 3대가 20년 이상 검사를 받지 않은 셈이다. 모든 차량은 현행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자동차검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최근 발생한 방음터널 사고의 경우, 사고 트럭운전자는 의무사항인 “정기검사는 다 완료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사업용 대형화물자동차의 검사 유효기간은 최장 1년이다. 여기서 차령이 2년을 초과한 대형화물자동차는 6개월에 한 번씩 자동차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동차검사 의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금액이 크지 않아 실효성에 문제도 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동차검사를 지연기간이 30일을 초과하면 4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검사 의무가 지연된 시점에서 3일이 초과될 때마다 2만원씩 추가 부과될 뿐이다.

화물차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선 지하주차장에 정차된 1t 화물차에서 불이 나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화재는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켠 채 정차 중이던 화물차의 배기구가 과열돼 주변 종이상자에 불이 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물차는 다른 차량과 비교해서 주행거리가 긴 편에 속한다. 정기적인 검사가 더욱 필요하며 위반 시 처벌 규정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화물차의 경우 자동차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온 비율도 차량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8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자동차검사를 실시한 1259만대 차량 중 부적합률이 가장 컸던 차량은 화물차(26.2%)로 가장 많았다. 주행거리가 증가할수록 부적합률도 증가했으며, 25만km 이상 주행한 차량 중에선 화물차가 731대로 가장 많다.

노후화된 화물차가 많다는 점도 자동차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할 이유로 꼽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차령이 9년 이상인 화물차부터 부적합률이 30%를 초과했다. 특히 13~14년 된 화물차의 경우 자동차검사 부적합률은 37.5%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 통계를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차량이 10년 이상인 화물차는 140만6897대로, 전체 화물차 중 38.4%(366만2739대)를 차지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차량 역시 2009년식으로, 노후화 차량이다. 해당 차량의 기종은 현대자동차 메가트럭으로, 지난 2004년 출시돼 2021년에 단종됐다.

전체 화물차 중 노후화된 차량이 많고, 자동차검사 의무를 위반한 화물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집중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생계형 화물차들의 경우 노후화된 차량이 많아 안전 검사의 중요성이 다른 차량보다 더 요구된다”며 “검사 기준을 높이는 등 정부 차원에서 화물차들에 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