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최근 대외 활동 반경 넓혀… “최근 행보 주목해달라”

공교롭게도 尹 ‘개각 없다’ 발언 후 사실상 ‘출마 시사’ 발언

유승민, 尹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마지막까지 고심 분위기

나경원, 與 지지층 지지율 1위… 김기현 “국가 과제 책임다할 것” 견재

2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왼쪽부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윤상현 의원, 권성동 의원, 안철수 의원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려 하고 있다. [연합]
2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왼쪽부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윤상현 의원, 권성동 의원, 안철수 의원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려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당권 출마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각은 없다’, ‘소문에 휩쓸리지 마라’고 말한 직후다. 나 위원장은 당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기용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의 ‘무(無)개각’ 발언 후 당권 출마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내 지지율 1위 후보다.

나 위원장은 4일 오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행보를 주목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한 방송사와 1시간 넘는 개별 인터뷰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 위원장은 최근 대구·경북 시도당을 찾는 등 대외 행보에 거침이 없었다. 특히 나 위원장의 사실상 ‘당권 출마’를 시사한 발언은 윤 대통령의 ‘개각 없다’ 발언 직후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였던 지난 3일 “당분간 개각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사는 상황이 될 때 하는 것이지 해가 바뀌었다고 하는 게 아니다. 괜한 소문에 흔들리지 말라”고도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전날에는 “대통령이 저에게 인구문제를 맡기셨기 때문에 충분히 말씀을 나눠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나 위원장이 출마 선언으로 해석될 발언은 윤 대통령과의 교감이 끝났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도 해석된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선 나 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기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나 위원장 스스로 장관직에 의지가 있었으며, 이를 대통령이 어떻게 교통정리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장관 교체 가능성이 차단되면서 당대표 출마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지지층 내 지지율 1위인 나 위원장의 출마는 장관직과는 무관하게 이미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있기도 했다.

당장 급해진 곳은 경쟁 후보들이다. 지난 1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나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리서치뷰 발표(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경원(32%)·김기현(19%)·안철수(13%) 순이었다. 뉴시스가 지난 1일 공개한 조사(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경원(30.8%)·안철수(20.3%)·김기현(15.2%) 등 순이었다. 김 의원이 최근 ‘김장연대’ 바람을 타고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나 위원장의 지지율이 우세인 형국이다.

나 위원장의 출마를 가장 경계해왔던 측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중인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위원장의 많은 장점 중에 하나가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며 “아주 중요한 국가적 과제들에 대한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맡고 있으니 출마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 위원장의 몸값은 그간 당대표 후보군 사이에서 높았다.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기에 ‘경쟁자’ 의미 보다는 ‘협력자’로서의 의미가 강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 역시 나 위원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도 알려진다. 다만 나 위원장의 당권 출마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이제는 나 위원장과 김 의원의 관계는 ‘경쟁 관계’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의원간 연대-협력 관계 가능성도 열려있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들을 지역별로 분석하면 나경원·윤상현·안철수 후보들은 수도권 후보로 분류되는 데 비해, 권성동·김기현 의원들은 비수도권 후보로 분류된다. 최근 당대표 후보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수도권 후보들의 입장과, 비수도권 후보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이 시점에서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 그게 제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의 관전포인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을 수록 유 전 의원의 출마 명분은 커질 수 있으나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안팎으로 상승한 것은 유 전 의원의 출마 명분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게다가 지난해 ‘이준석 사태’ 당시 당헌·당규가 개정되면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중 4명이 당대표를 비토할 경우 당대표는 직을 유지키 어려워졌다. 여기에 ‘당원 100%’ 규칙이 확정된 상황이기에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예비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태경 의원은 “유 전 의원이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출마하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결선에도 못 올라갈 ‘리스크‘도 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