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된 건보 국고지원 규정과 함께 논의될 듯

국민 반대 정서가 관건...설문결과 64.0% “반대”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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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건강보험료율이 올해 소득의 7.09%로 처음 7%를 돌파하면서 건보료율 '법정 상한선 8%' 규정을 상향 조정하는 논의가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인인구의 급증으로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금 상태로 두면 더는 보험료를 올리지 못해 건보재정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건보당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초 공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서 "인구 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건보재정 제도와 구조에 대한 개편이 필수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건보 수입구조와 비중을 손질하는 등 효율적 재원 조달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사회보험료가 고용·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적정 건강보험료 상한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개시, 올해 수립할 계획인 2차 건강보험종합계획(2024~2028년)에 반영할 계획이다.

2021년 기준 주요국의 보험료율을 보면 독일 14.6%, 프랑스 13.0%, 일본(조합) 9.21% 등이다. 현행 건강보험법 제73조(보험료율 등) 1항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1000분의 80의 범위에서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적시해놓았다.

건보료율을 월급 또는 소득의 8%까지로 묶은 것이다. 이런 보험료율 상한 조항은 1977년 의료보험(건강보험) 시행 당시 보험조합이 직장조합과 지역조합, 공무원·교직원 조합 등으로 나뉜 상황에서 조합 간 보험료 차이를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로 급증하는 국민 의료비를 감당하려면 지출 효율화와 더불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어 이런 보험료율 법정 상한선을 더는 유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 건보료율은 최근 10년간 2017년 한 차례를 빼고는 해마다 올랐다.

지난해 6.99%로 간신히 6%대를 지키던 건보료율은 올해 1.49% 오른 7.09%로 처음 7%를 넘어섰다. 보험료율이 7%를 넘긴 것은 2000년 지역·직군별 의료보험이 단일보험으로 합친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직장가입자 평균 연봉 4966만2732원을 기준으로 본인이 부담하는 건보료는 지난해 7월 기준 월평균 14만4643원에서 올해 14만6712원으로 2069원 올라 작년보다 월평균 2000원을 더 낸다. 연간 기준으로는 2만4828원이다. 직장인은 건보료의 절반씩을 본인과 회사가 나눠 낸다.

건보료율은 매년 2~3%씩 올랐는데, 앞으로도 이런 비율로 오를 경우 윤석열 정부 임기 5년 이내에 법정 상한선인 8% 벽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장 강화에 따른 의료이용 증가 속도와 작년 하반기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른 수입 감소 영향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연평균 3% 안팎으로 계속 올리면 2026년쯤에는 상한선 8%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보료율 법정 상한을 조정하기 위한 법률개정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건보료율 법정 상한을 올리는 논의는 작년 12월 31일 자로 일몰(日沒: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것)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규정을 개정하는 작업과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 반대 정서가 강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해 6∼7월 전국 20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64.0%가 건보료율 법정 상한선을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에 반대했고, 찬성은 24.7%에 그쳤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