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테마파크 시공사 현대건설
애초 계약금 1500억원 중 설계변경금액 등 300억원 미납
레고랜드, 오히려 지체보상금 150억원 현대건설에 있어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채권금융시장에 일대 심각한 자금경색을 불러왔던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가 공사비마저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시공사 현대건설과 수백억원대 공사비 미지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코리아 측은 액수를 놓고 이견이 있어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고, 현대건설은 중재신청을 위해 법적 검토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레고랜드 공사비 미지급금액 300억원을 레고랜드코리아 측에 상환해줄 것을 계속해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현대건설은 2019년 1500억원 규모의 계약금으로 레고랜드 테마파크 내부의 시공을 맡았다.
레고랜드 사업은 춘천 하중도(옛 유원지) 106만여㎡ 부지에 레고블록 테마파크와 호텔, 리조트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본 공사)는 2600억원 규모로, 강원도로부터 개발권한을 넘겨받은 멀린이 1800억원, 강원도가 800억원을 투자했다. 그 후 레고랜드는 올해 5월 예정대로 개장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미지급금액 일부와 설계변경에 따른 증액자금 300억원을 레고랜드로부터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레고랜드 측이 계속해 상환을 늦출 경우 중재신청을 하기 위해 외부 자문기관에 법률 검토도 의뢰해놓은 상태다. 중재를 통해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에는 소송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재란 계약 당사자 간에 현존하는 분쟁을 법원의 소송 절차에 의하지 않고 제3자인 중재인을 통한 판정에 따르도록 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레고랜드 측은 총 공사비 중 일부 미지급 건에 대해 양사 간 이견이 있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테마파크 내부 공사를 늦게 마친 현대건설에도 채무불이행 책임이 있어 지체보상금 150억원가량의 채무가 존재한다는 내부적 의견도 있다고 알려왔다.
레고랜드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계약에 나섰던 영국 회사 멀린엔터테인먼트가 최근 현대건설에 (공사비 미지급 건과 관련해) 입장문을 전달했고, 아직 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연말인 만큼 양측의 답변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레고랜드 공사비 분쟁은 이뿐만이 아니다. 테마파크 주변 기반공사를 담당했던 동부건설 등과도 밀린 공사비 100억원가량을 놓고 분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