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경매로 인한 소유권 이전 등기…지난해 대비 17% 증가
서울은 82% 늘어
전세금 반환 위한 강제경매 늘어날 듯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강제경매로 소유권이 바뀐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이 전국적으로 지난해 대비 17%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빚에 대한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고, 역전세난 속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앞으로도 경매 물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강제경매로 인한 매각에 의한 소유권 이전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은 5176건이다. 지난해(4413) 대비 1년 사이 17% 증가한 것이다.
강제경매로 인한 매각 건수 증가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에서 더욱 돋보였다. 올해 11월까지 서울 내에서 경매로 집주인이 바뀐 것은 1280건으로 지난해(701건) 보다 82%가 늘어났다. 인천도 312건에서 449건으로 43% 크게 늘어나며 눈길을 끌었다.
경매는 강제경매와 임의경매로 나뉜다. 강제경매는 판결문 확보 후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신청을 해야하지만 임의경매는 재판없이 저당권을 근거로 경매신청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강제경매는 채무자가 대여금 등을 변제기일까지 갚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 경우 채권자는 소송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채무자가 채무금액이 있다는 판결을 받고, 채무자의 부동산을 매각해 대여금을 갚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역전세난 속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전세금 반환을 위해 경매에 나서는 사례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데에는 고금리 여파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리며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이런 와중에 입주물량 증가와 매매물건의 전세 전환이 지속돼 전세공급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전셋값이 수억원씩 하락하고 있어 집주인이 확보한 현금이 없을 때는 계약기간이 끝난 기존 보증금 액수가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번째주(2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1.21%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2년 5월 통계 공표 이후 가장 컸으며, 지난 10월 10일 이후 11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가 각각 -1.13%, -1.22%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은 성북구(-1.57%), 서대문구(-1.10%), 서초구(-1.04%), 강북구(-1.28%), 은평구(-1.33%) 등의 하락세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