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2년 유예’ 정부안, 본회의 자동 부의
野 “거래세 인하 조건 안받으면 통과 못 시켜”
조심스런 野...예산안 처리 9일로 순연 가능성
여야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 예산법안 처리를 한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법상 예산안 처리 시한은 12월 2일까지다. 다만 올해는 여야 대치상황 장기화로 예산법안 논의가 지연되며 법안 처리 순연이 불가피해졌다. 금투세의 내년 도입 여부 역시 오는 9일께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주식거래세 인하를 금투세 도입 유예 조건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은 좋지 않은 여론 탓에 고심이 깊다. 2024년엔 총선이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 신동근 의원은 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금투세 도입에 대한 질문에 “예산안 처리를 언제 할지 모르기 때문에 금투세법 처리 시기를 확정키는 어려우나 9일 정도께 처리하지 않을까 한다”며 “국정조사도 걸려 있기 때문에 9일께에는 확정할 것이다. 예산부수법안에 금투세법안이 지정됐지만 그래도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방안에 서명하며 본조사 시작 시점을 ‘예산안 처리 후’로 확정한 바 있다. 법정 예산안 처리 시점인 12월 2일까지 예산안 처리는 불가능해졌으나 국정조사(본조사)를 시작하려면 예산안 처리 뒤에야 가능하니 1주일 가량 순연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의원은 다만 “거래세 인하 조건을 안받으면 금투세 도입 2년 유예는 못해준다”고 강조했다.
변수는 김진표 의장이 ‘금투세’가 포함된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 것이다. 예산부수법안은 여야가 11월 30일까지 법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제출한 원안이 12월 1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게 된다. 전날까지 여야는 금투세 유예에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음 열리는 본회의에는 ‘금투세 2년 유예’가 명시된 정부안이 부의된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금투세 2년 유예’ 방안에 대해 야당이 거래세 인하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거래세를 0.15%(현 0.22%)로 낮춰야 금투세를 유예할 수 있다고 제시했으나 정부와 여당은 이 제안을 거부 한 바 있다. 금투세법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본회의 부의는 되나 표결에선 의석수가 많은 민주당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거래세 인하를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개인 투자자들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거래세를 낮춰 비교적 고소득자에 적용되는 ‘금투세 유예’와 과세 형평성을 맞추자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금투세 도입으로 소위 ‘큰손’들이 빠져나갈 경우 주식 시장 침체로 인해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피해를 볼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도 ‘금투세 도입’ 원안 고수가 어려운 배경도 있다. 당장 금투세 도입 1년 뒤인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있다. 가뜩이나 고금리 및 경기불황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인데, 새로운 세제를 도입해 주식 시장이 경색될 경우 투자자들의 원성이 민주당을 향하게 될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
류성걸 기재위 국민의힘 간사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도 경제상황, 특히 금융시장을 잘 알 것이다. 지난번에 ‘거래세 인하’를 제시하면서도 금융시장이 너무 안좋다는 사실에 대해선 민주당도 인정 했었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금투세 논의가 공개로 이뤄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소위 개최 장소가 전체회의장인데 민주당은 비공개를 요구한다. 금투세 시행 때문에 (항의) 전화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홍석희·이세진·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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