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예산안 처리 후 실시’ 역제안
‘약 65%’ 국정조사 찬성 여론 의식
국조 공방에 예산·법안 등 차질 우려
장동혁 “朱 개인 의견…대부분이 반대”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野)3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를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의석수 부족에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국민의힘은 난감한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야권에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 실시’를 역제안했지만 당내에선 ‘개인의 의견’이라며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2일 YTN라디오에서 주 원내대표가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제안한 ‘예산안 처리 후 실시’ 안에 대해 “주 원내대표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말한 것”이라며 “어제 그 협상안이 원내대책회의 또는 의원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주 원내대표가) 당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제안이 당의 동의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선을 그은 셈이다.
장 원내대변인은 “당내 입장은 아직 ‘선 수사 후 조사’”라며 “제가 알기로는 (주 원내대표가) 어제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도 대통령실과 어떤 사전 협의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국정조사 참여 반대’가 당내 다수 의견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당의 대부분의 의원들께서 의총에서 확인된 것처럼 (국정조사를) 반대한다”며 “예산안은 법정 시한 내 여야가 협치를 통해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노력해야 되는 문제이고, (이태원 참사)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그걸 보고 국민적 의혹이 남는다면 그때 국정조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예산 (처리) 법정시한이 12월 2일이고, 중요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 9일 이후에 국정조사를 한다면 협의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경찰 수사 뒤 미흡할 경우 국정조사 추진’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진표 의장은 전날 정오까지 여야 양당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같은날 의원총회 이후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 원내대표는 다소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대략 언제쯤 (경찰)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되는지 파악해보고, 예산 처리 이후 협의에 응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며 “가급적 합의해서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당의 동의를 구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기류 변화는 현재 국정조사를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많은 상황에 국민의힘이 반대할 명분이 마땅치 않고,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 예산안, 법안 심사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여론조사 수치를 언급하며 ‘계속해서 반대만 이야기할 순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4~16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동참해야 한다’는 비율이 65.1%,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거부해야 한다’는 비율이 25.9%였다.
문제는 당내에선 ‘국정조사 불가론’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당내 여론을 설득하는 게 주 원내대표의 해결 과제다. 한 원내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의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 실시’ 방침에 대해 “한 발짝 나아가긴 했지만 당내에서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hwsh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