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산구 이태원로 집회 제한 추진
국가경찰위 통과는 무산…재상정 의결
인권단체 “우회적 집회 금지 시도” 비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앞 교통량이 많을 경우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본격 추진하면서 이를 통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재상정 의결됐다.
시행령 개정안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는 만큼 규제 범위 기준 등이 상세하게 보강돼야 한다는 게 국가경찰위의 판단이다.
집시법 시행령 제12조는 경찰이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할 경우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 도로에 대통령실 앞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등 16개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대통령실 앞 집회·시위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국가기관 인근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1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단을 내렸던 것처럼, 이번 시행령 개정안 역시 위헌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공권력감시대응팀은 논평을 통해 “경찰의 이러한 시행령 개정 시도가 국가기관을 향해 시민들이 모이고 말할 권리를 침해하려는 시도”라며 입법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대통령실 앞 집회에 대한 경찰의 금지통고가 번번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뒤집히자, 집시법 하위규범인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회적으로 집회 금지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 앞이야말로 더 활발히 집회가 이루어져야 하는 공간”이라며 “우회적인 시행령 개정으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경찰의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개최한 집시법 개정 토론회에서 “최근 집회·시위의 자유를 악용해 과도한 소음과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집시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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