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년 인도 선복량만 500만TEU
운임 하락에도 선박 발주량은 증가 추세
현금 확보됐을 때 선박 늘려야 호황기 대응
강화되는 환경 규제 따라 신규 선박 수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던 컨테이너 해상 운임이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세계 경기침체로 해운시장 불황이 우려되고 있지만 국내외 해운사들은 선복량을 늘리고 있다. 불황 초입기에 선대를 고도화해야 호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글로벌 해운시장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향후 건조대 글로벌 해운사들에 인도 예정인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내년 232만TEU, 내후년 285만TEU로 2년간 시장에 증가할 선복량이 500만TEU가 넘는다.
해운사 별로는 글로벌 해운업계 1위인 MSC가 약 156만 TEU를 현재까지 주문해 둔 상태이며 CMA CGM(70만TEU), COSCO(58만TEU), 에버그린해운(51만TEU) 등이 50만 TEU 이상 주문해 둔 상태다.
국내 대표 국적선사인 HMM은 오는 2026년까지 현대 82만TEU 수준인 선복량을 120만TEU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현재까지 주문한 추가 선복량은 18만TEU 정도다.
일각에서는 해운업계 업황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대규모 선복량이 추가되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1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443.29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135.9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 이후 21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최고 점이었던 5109.6과 비교하면 약 71.8%나 하락한 셈이다.
해운 운임이 하락하는 것은 달러 강세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글로벌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물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동안 운임 강세의 배경이었던 항만 적체 현상이 완화된 영향도 크다.
업황 부진 우려에도 해운사들이 선박 건조에 나서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다.
우선 불황 이후에 찾아올 해운업 호황기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운사들은 현금을 많이 확보했을 때 장기적 선단 운영 방침에 따라 미리 선박을 주문하고 선박이 인도될 때 쯤 시황에 맞춰 노후 선박을 폐선하거나 노선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선박이 건조되는 시간이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호황기에 접어들 때 발주하면 늦다는 얘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의 탄소 배출 감축 등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데 대응하기 위해 신규 선박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IMO의 탄소배출량 가이드라인은 약 20% 감축이다. 이에 각 해운사는 기존 연료인 벙커 C유를 활용한 선박 대비 탄소 발생량이 약 30% 낮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늘리고 있다.
특히 새 선박에만 적용되던 탄소 배출규제가 현존선까지 전면 확대되면서 기존 노후 선박을 대규모로 폐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운항속도를 낮추면서 기존에 10척이 투입되던 노선에 11~12척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업황과 관계 없이 신규선박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HMM관계자는 “다른 선사들은 2010년대 초반 초대형선을 확보한 이후에는 별도로 선복량을 늘리지 않고 다른 해운사를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으로 선복을 늘려왔다”면서 “지금와서는 인수한 선박 중 대부분이 노후화되서 이를 폐선하고 대체할 신규 선박을 주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MM은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초대형선 20척을 도입했고 대부분 선박이 오래되지 않아 신규 발주하는 선복량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