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이 된다. 6개월 동안 많은 곡절이 있었기에 윤 대통령의 지난 6개월간의 평가는 위기관리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우선 경제위기의 경우는 아직 평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란 망가지기는 쉬워도 회복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지금의 경제위기는 지난 5년간의 경제정책 실패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외부적 환경이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경제위기 관리 여부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외교와 안보 관련 위기는 나름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윤석열 정부는 직전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대북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25년 전 의미가 있었던 대북 포용정책을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현재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볼 때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핵 개발을 강행한 국가 중 대가를 받고 스스로 핵을 포기한 경우는 없었다. 리비아는 개발 초기에 포기했고,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원해서 핵을 보유했던 것이 아니라 소련 붕괴로 인해 소련이 자국 내에 배치한 핵무기를 졸지에 보유하게 됐기에 대가를 받고 핵을 포기할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체 개발한 핵무기 6기를 스스로 폐기했지만 북한과는 다르게 미국과 적대적이지 않았다. 또 무역이 경제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였기 때문에 ‘자발적 핵 포기’ 이유가 충분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대화’와 ‘당근’을 가지고 북핵 포기라는 목표달성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안전 문제와 같은 사회적 위기관리다. 정치에서 타이밍은 중요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번번이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이태원 참사 수습에서도 수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확인되는 인사들에 한해 그때 가서 경질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이는 전형적인 ‘법조인 마인드’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은 설령 법적인 문제가 없다손치더라도 국민정서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경질한다. 대통령은 법조인이 아니라 정치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여론을 반영하는 것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렇게 타이밍을 놓쳐버리면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이후에 경질해도 비판적 여론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이는 인사 논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가 있는 인사들을 놓지 못하고 있다가 타이밍을 놓쳐버려 비난은 비난대로 받고 지지율은 지지율대로 추락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치인에게 필수적인 것은 학습효과인데 이런 사례들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윤석열 정권에 뛰어난 학습효과를 기대하기란 아직은 어렵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면 메시지 전달능력이라도 뛰어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메시지 전달능력이 뛰어나면 별일 아닌 것도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 측은 메시지 전달능력이 부족해 그의 장점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의 소탈함과 솔직함 그리고 진정성 등을 제대로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메시지 전달력이 부족하니 오히려 야당의 프레임에 자주 말리는 것이다. 이런 지적들은 앞으로 남은 4년 반이라는 시간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한 ‘쓰디쓴 약’이라 생각한다. 쓰지만 필요한 약을 얼마나 잘 복용하느냐에 따라 윤석열 정권이 역사적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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