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NLL 이남 떨어진 北 미사일 잔해 6일 인양

구소련 개발 SA-5…北 NLL 이남 의도적 노려

“韓美日, 北 지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로 오판”

9일 국방부에서 국방부 산하 연구원 관계자가 북한 미사일 잔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군은 지난 6일 동해에서 인양한 북한의 미사일 잔해물 인양 분석 결과 구소련 시절 개발한 SA-5 지대공미사일로 판명했다. [연합]
9일 국방부에서 국방부 산하 연구원 관계자가 북한 미사일 잔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군은 지난 6일 동해에서 인양한 북한의 미사일 잔해물 인양 분석 결과 구소련 시절 개발한 SA-5 지대공미사일로 판명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떨어진 미사일은 애초 알려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 아닌 지대공미사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9일 “군은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지난 2일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했다”며 “이후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은 정점고도 약 100㎞로 약 190㎞ 날아와 속초 동쪽 57㎞ 해상에 떨어졌다.

이번에 인양된 잔해물은 미사일의 후방 동체와 4개의 주날개 일부로 길이 약 3m, 폭 약 2m 가량이다.

내부에서는 액체연료통과 엔진 및 노즐 일부가 확인됐으며 러시아어 표기도 있었다.

다만 제작연도 등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 같은 형상과 특징을 감안해 북한의 SA-5 지대공미사일로 판명했다.

북한이 같은 날 유사한 시간대 발사한 다른 2발의 미사일 역시 같은 기종으로 보인다.

SA-5는 길이 10.7m, 직경 0.86m로 사거리는 300㎞, 고도는 40㎞ 가량이다.

액체연료를 쓰는 주엔진(5D67)과 4개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부스터를 보조엔진으로 활용하며 산화제와 연료를 혼합한 접촉 점화성 추진제를 사용하는데 스커드-B 대비 약 70~80% 수준이다.

200㎏ 탄두 탑재가 가능하며 파편형 탄두를 쓰기도 한다.

이번에 인양한 미사일 잔해물에서는 기술적 관점에서 기존에 알려진 내용 외에 별다른 사항은 식별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향후 액체 시료를 채취해 상세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떨어진 미사일 잔해가 인양돼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공개됐다. 군은 분석 결과 북한이 구소련 시절 개발된 SA-5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 형식으로 발사한 것으로 판명했다. 잔해물 일부에서는 러시아어 표기가 확인되기도 했다. [연합]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떨어진 미사일 잔해가 인양돼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공개됐다. 군은 분석 결과 북한이 구소련 시절 개발된 SA-5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 형식으로 발사한 것으로 판명했다. 잔해물 일부에서는 러시아어 표기가 확인되기도 했다. [연합]

SA-5 지대공미사일은 구소련에서 1960년대 제작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인양한 미사일에 러시아어가 표기돼 있기는 하지만 구소련에서 생산됐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와 관련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북한의 무기체계들이 구소련에서 개발한 것들”이라며 “SA-5가 구소련에서 개발해 북한으로 전달돼 운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에서 생산했는지 다른 국가에서 생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SA-5는 지대공미사일임에도 불구하고 지대지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최근 러시아도 유사한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한 사례가 있다.

SA-5를 포물선 탄도 곡선을 그리는 지대지미사일 형태로 발사할 경우 300㎞ 가량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본적으로 방어용 지대공미사일인 만큼 공격용 지대지미사일로 전용할 경우 전술적 효용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SA-5를 의도적으로 NLL 이남을 겨냥해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대공미사일의 특성상 다른 방향으로 발사했다면 남쪽으로 급격한 방향 전환이 불가능한데다 통상 지대공미사일의 경우 표적 추적과 탐지 등을 위해 사격통제레이더와 교신 신호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같은 신호나 정황도 식별되지 않았다.

또 지대공미사일은 고도 40㎞ 이하로 발사되는데 이번에는 이를 훌쩍 뛰어넘은 데다 표적을 지나치면 자폭해야 하는데 자폭도 없었다.

국방부는 “북한의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며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방어용인 지대공미사일에 일종의 변칙을 더해 공격용인 지대지미사일 형태로 발사하더라도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쏜 지대공미사일은 현재 활용가치가 떨어지며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로 바꿔 쏘기 때문에 정확도도 떨어진다”며 “단거리탄도탄 유형이기 때문에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인양한 북한 미사일 잔해물 분석 결과 SA-5로 판명됐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의 붉은 네모 부분이 이번에 인양된 잔해물 부분이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 6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인양한 북한 미사일 잔해물 분석 결과 SA-5로 판명됐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의 붉은 네모 부분이 이번에 인양된 잔해물 부분이다. [국방부 제공]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선 노후화된 SA-5 재고 소진, 남측의 탐지·추적·분석에 혼선을 야기하려는 기만전술, 그리고 미 전략자산이 연이어 한반도에 전개되는 가운데 한미·미일 연합훈련이 이어지는 등 압박이 강화되자 대응 물량부족에 따른 궁여지책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을 한미일이 탄도미사일로 오판한 것”이라며 “북한이 목표 설정 없이 허공에 쏜 것으로 보이는데 한미 공군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의 당시 비행궤적(탐지제원)이 SRBM과 유사했다며 SA-5는 지대공미사일과 지대지미사일로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다수의 탐지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했으며 당시 비행궤적은 전형적인 포물선 형태를 가진 SRBM과 유사했다”면서 “이번 실물평가를 통해 지대공과 지대지로 모두 사용 가능한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