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등 관련 단체들 3일 회견
“참사 책임, 상황 판단 못한 정부에게”
“경찰이 경찰 수사…제대로 할까 의문”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
“핼러윈 참가자·현장경찰에 책임 전가 우려”
“피해자들 대상 혐오발언도 엄정 대처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최근 정부와 경찰의 이태원 사고 대처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민단체, 종교계, 노동단체가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3일 오전 참여연대,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참사의 책임은 위험에 대한 상황 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안전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정부에 있다”며 “우리의 애도는 참사의 원인을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주최자가 없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말로 시민안전 보호 의무를 회피하려고 했지만 헌법, 경찰관직무집행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서도 경찰과 지자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정부 말대로 매뉴얼도 없고 주최자도 없었다면 더더욱 정부와 경찰과 지자체에 안전 관리의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들은 최근 경찰청에서 대규모 인력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나섰지만, 핼러윈 행사 참가자나 현장 경찰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했다.
이들 단체는 “책임을 회피해왔던 경찰이 경찰, 지자체, 정부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믿기 어렵다”며 “핼러윈 행사 참가자의 행위를 문제 삼아 희생양을 만들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112 신고 대응 미비를 이유로 일선 경찰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닌가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문제와 작동하지 않은 안전관리 시스템, 정부·지자체·경찰 대응의 적정성”이라며 “책임에는 지위고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피해자들에 대한 장례비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전 참사와 비춰볼 때 위로금을 언급하면 피해자를 폄훼하는 세력이 등장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동일한 오류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피해자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피해자들과 충분히 상의한 가운데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경찰이 이태원 참사 발생 이틀 뒤 여론동향 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단체들은 “많은 이들이 애도하는 동안에 경찰청 정보국은 대외비 문건을 생산하고 이태원 참사가 정권에 부담을 줄까 우려해 갈등 관리 방안까지 제시하고 여론 동향도 분석했다”며 “여전히 참사를 ‘정권 안보’의 관점에서 관리하려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며 우려했다.
끝으로 단체들은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진정어린 사과와 지원과 더불어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피해자들에게 사고 원인과 지원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단체들은 “참사에 대한 수사는 독립적이고 공평하며 신속해야 하고, 신뢰 가능하고 투명해야 하지만 현재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것은 신뢰를 획득하기 어렵다”며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며,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과정에서 피해자와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절차를 수립하고 사고 원인과 지원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폄훼와 혐오 발언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