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앞둔 이태원 기대 우려 반반

코로나 이후 모처럼 상권 활기

“소지품 검사 할수도 없고...”

상인들 잇단 마약 사건에 긴장

시민들도 “모르는 새 마약 걱정”

SNS선 “누가 사탕 주면 버려라”

경찰 “가용병력 총동원 안전유지”

“핼러윈에 이태원 가는 애들아. 남이 주는 음식, 음료 받지 말고 다 버려.”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글이다.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첫 핼러윈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날 이태원을 방문할 예정인 시민들은 이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한 ‘마약투약’ 사건에 두려움도 느끼고 있다. 상인들 역시 올해 들어 겨우 회복 추세였던 상권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긴장 상태다. 이에 경찰은 핼러윈 기간 총 30만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총력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 오후 헤럴드경제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상점들은 일찍이 핼러윈을 준비하고 있었다. 호박이나 귀신 장식 등으로 가게 안팎을 장식한 곳들이 많았다. 인근 상인들은 코로나19 기간 침체됐던 상권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인근에서 펍을 운영하는 유모(40) 씨는 “죽은 상권이라는 오명을 씻을 기회라고 다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한편으론 인파가 몰린 틈을 타 마약투약 사건이 발생할지 몰라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엔 이태원의 한 호텔에서 마약의 일종인 LSD를 투약한 채 속옷만 입고 복도를 돌아다닌 남성 2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유씨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가게에선 들어오는 손님들마다 소지품 검사도 하고,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바로 경찰에 인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핼러윈에 대비해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까지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말 중 이태원에 방문할 예정인 강모(28·여)씨는 “이제 마약은 내 의지로만 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모르는 새 술에 마약을 타는 ‘퐁당’ 같은 수법도 유행하고 있어 마음 편하게 놀지만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SNS에서도 “클럽 들어갔는데 (마약에서 풍기는) 풀냄새가 나면 피하거나 조심해라” 등의 내용이 연일 공유되고 있다. 또 “모르는 사람이 사탕 주면 먹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 알록달록한 색이 입혀진 알약 모양의 마약 MDMA(엑스터시)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관세청에서 적발되는 마약은 마약인지 모른 채 섭취할 위험성이 큰 종류가 많다. 관세청 관계자는 “MDMA나 대마 젤리, 혹은 우표나 종이 형태로 된 LSD가 종종 적발된다”며 “가장 많은 건 알약이나 가루 형태”라고 설명했다.

경찰 측에선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일일 10만명, 총 30만명이 이태원 일대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핼러윈 기간엔 통상 20만명가량이 모였던 것과 비교해 높게 잡은 수치다.

용산경찰서에선 이 기간 ‘총력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마약사건을 담당하는 형사과에서만 10여명 등 총 80여명이 대기하며 현장 신고에 대응한다. 전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대응계획 마련을 위해 진행한 간담회에선, 식품접객업소 내에서 마약류 매매 혹은 알선이 이뤄지지 않도록 직원교육을 할 것 등의 내용이 공유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용병력을 총동원해 안전질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원·강승연 기자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