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 영·프랑스·튀르키예에 전화해 우려 전달
미·러 국방 사흘만에 두번째 통화…美 오스틴 “어떤 명분도 배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국방장관에게 23일(현지시간) 잇따라 전화해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에서 ‘더티밤’(dirty bomb)을 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해 발언 배경에 촉각이 쏠린다.
쇼이구 장관은 이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도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날 아침 영국의 벤 월리스, 프랑스의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튀르키예의 훌루시 아카르 등 3개국 국방장관과의 연쇄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통제되지 않는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도움을 받아 ‘더티밤’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가득 채운 일종의 방사능 무기를 말한다.
쇼이구 장관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 군이 새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구실 찾기’, ‘가짜 깃발작전’의 일종으로 의심했다.
영국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고 “러시아 장관과의 통화에서 영국 국방부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그러한 주장이 분쟁 확대를 위한 구실로 사용되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러시아가 그렇게 주장한다면, 이는 한 가지 의미 밖에 없다. 러시아군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며, 러시아가 새로운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내 오스틴 국방장관이 통화에서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어떤 명분에 대해서도 배격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전쟁 중에 계속되는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미·러 국방장관간 전화 통화는 지난 21일에 5개월여만에 성사된 데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두번째로 이날 이뤄진 것이다. 21일 통화는 미국이 먼저 시도해 시작됐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두번째 통화는 러시아가 후속 통화를 요청하면서 성사됐다고 미 국방부가 전했다.
미국 민간조사연구기관인 랜드의 대러 매시콧 수석 정책연구원은 트위터에 쇼이구 장관의 전화는 “러시아군이 가짜 깃발 작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읽힌다”면서 “이것이 국방장관 수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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