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물가상승세 계속

수입물가 밀어올려 소비자물가로 전이

금리인상 기조 당분간 계속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이날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달러당 1435.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이날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달러당 1435.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50bp(1bp=0.01%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배경으로 '환율 상승'을 꼽았다.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정책총괄팀이 17일 한은 블로그에 게재한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정책대응을 강화'에 따르면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5%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지속해 지난 8월보다 정책적 대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하방 경직성이 큰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경우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1년을 예상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최근의 빠른 환율 상승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FOMC 회의 이후 미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 엔화·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한은은 "내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향후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로 지난달 말 80달러대까지 하락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 등으로 다시 90달러대 초중반으로 상승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빅스텝 결정에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서 유발된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유발하는 등 국내외에서 금융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은은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수준 등을 직접적으로 타겟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지만, 환율을 통한 물가 상승압력 증대와 자본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에 대해서는 정책결정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nature6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