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런던 오늘 폐막…세일즈 견조

흑인 작가 우위 속 남미·추상작업 눈길

2030 MZ 작가들 집중조명

흑인 작가 다음은 누구냐. 미술시장의 지형변화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아트페어는 일종의 발롱 데세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가 리젠트 파크에선 남미작가와 추상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헤럴드DB]
흑인 작가 다음은 누구냐. 미술시장의 지형변화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아트페어는 일종의 발롱 데세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가 리젠트 파크에선 남미작가와 추상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런던)=이한빛 기자] ‘남미’와 ‘추상’.

수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흑인 작가의 시대를 이어받는 다음 키워드는 무엇일까. 2022 프리즈 런던과 마스터스가 열리는 리젠트 파크에선 다음 트렌드를 찾는 실험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여전히 흑인작가의 작업은 막강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남미작가의 작업이 곳곳에서 선보인 것이다. 또한 구상작업에 밀려 찬밥 취급 받았던 추상작업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바로 다음주에 열리는 파리플러스 파 아트바젤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하는 가운데, 세일즈에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흑인 작가의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주요 갤러리들은 앞다퉈 이들의 작업을 내걸었다. 글로벌 톱 갤러리로 꼽히는 가고시안은 영국의 MZ작가 자데 파도주티미(29)의 작업 7점을 걸었다. 두꺼운 선과 강렬한 스트로크, 화려한 색상이 인상적인 주티미의 작업은 오픈과 동시에 50만파운드에 팔렸다.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는 마찬가지로 영국작가인 사하라 론지(28)를 선보였다. 부드럽게 가장자리를 처리한 인물은 붉은색, 녹색, 검정색 등 다양한 색으로 묘사됐다. 서양거장들의 방식을 따르면서도 독일 표현주의적 표현방식을 적용한다는 평을 받는다. 흑인 작가에 대한 열기는 전시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는 미국작가인 에이미 셰럴드(49)의 개인전 ‘우리가 만드는 세상(The world we make)’을 진행중이다. 어린이, 농부, 바이커 등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흑인의 모습을 담아냈다.

2022 프리즈 런던 퍼블릭오픈 전경 [사진=헤럴드DB]
2022 프리즈 런던 퍼블릭오픈 전경 [사진=헤럴드DB]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선보인 자데 파도주티미 작업들 [사진=헤럴드DB]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선보인 자데 파도주티미 작업들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에서 선보인 사하라 론지 대형 초상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에서 선보인 사하라 론지 대형 초상 [사진=헤럴드DB]

이처럼 흑인작가 대세의 판도 가운데 다른 시도들이 눈에 띈다. 약진한 남미 작가들과 추상작업에 대한 관심이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레누아르(30)의 솔로부스를 마련한 알민레이 갤러리도 작품 전체를 솔드아웃 시켰다.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는 스페인작가 세쿤디노 에르난데스의 추상작업과 미국작가 에르난 바스의 작업을 선보였다. 추상 거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거웠다. 페이스갤러리는 케네스 놀랜드의 ‘무제’를 첫 날 45만달러에 팔았다.

그러나 실제 세일즈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영국작가다. 테이트를 비롯한 영국의 내로라하는 기관들이 영국작가를 우선에 두고 컬렉션에 나서기 때문이다. 프리즈 런던에 수년간 참여한 한 갤러리 대표는 “기관 구매의 경우 VVIP오픈 전에 미리 연락이 오는데, 대부분 영국작가 작업을 선보인 갤러리들이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사야 남들도 산다’하는 자국 작가에 대한 관심과 문화적 자긍심이 빚어낸 결과다.

페로탕에서 선보인 치야오 왕의 추상회화 [사진=헤럴드DB]
페로탕에서 선보인 치야오 왕의 추상회화 [사진=헤럴드DB]
국제갤러리 2022 부스 전경 [사진=헤럴드DB]
국제갤러리 2022 부스 전경 [사진=헤럴드DB]
갤러리바톤에서 선보인 송번수 작가 [사진=헤럴드DB]
갤러리바톤에서 선보인 송번수 작가 [사진=헤럴드DB]

그런가 하면 프리즈런던에 참여한 한국 갤러리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의 ‘워크(Work)’를 32만달러에, 하종현의 '접합 22-54'은 22만5천달러에 판매했다. 수묵 스타일 작업을 선보인 이기봉과 양혜규의 조각도 판매됐다. 갤러리현대도 이강소, 이건용작가의 대형 회화를 솔드아웃 시켰고 네델란드 거장의 회화를 현대적으로 선보이는 김성윤의 작업도 큰 관심을 받았다. 갤러리 바톤은 김보희, 송번수 작가의 작업을 선보여 판매에 성공했고 젊은 작가 배윤환의 회화도 여러 컬렉터의 눈에 들었다. 마스터스에 참여한 조현갤러리도 박서보, 이배, 김종학의 작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리즈 런던은 16일을 마지막으로 폐막한다. 대기가 1시간 걸릴 정도로 VVIP가 몰렸고, 대부분 갤러리들이 벽갈이(판매 완료된 작품을 떼고 새로운 작품을 거는 것) 할 정도로 판매도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적어도 리젠트 파크에는 국제경기 하강이나 파운드화 평가 절하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다. 19일부터는 파리에서 아트바젤이 열린다. 제임스 머독이 주요주주로 경영권을 쥔 뒤 첫 행보다. 유럽 전역을 흔드는 아트 위크가 절정을 향하고 있다 .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