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모방 범죄에 노출될 수 있어” 지적
실질적인 불법행위지만 현행법에 저촉돼야만 처벌
조은희 “시청 연령제한 등 제재방안 강구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최근 ‘조폭 출신’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신들의 과거 범죄 행적을 이야기 하는 영상을 통해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영상에서 진행자들이 자신들의 범죄 일화를 마치 무용담처럼 미화하는 것을 두고 청소년 시청자들이 모방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국 각 시·도 경찰청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0명이던 ‘조폭 유튜버’는 올해 8월 기준 9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마약을 팔고 여성을 강제 추행하는 등 강력 범죄를 저질렀던 과거의 생활을 미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유튜브 채널의 순위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레이보드(PLAYBOARD)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10월 1일까지 유튜브 채널 ▷명천가족TV(17위) ▷창기TV(37위) ▷박훈TV(113위)등이 각각 5억3000만원, 3억5000만원 1억8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들 유튜버는 시청자가 직접 금액을 후원하는 ‘슈퍼챗’ 순위에서도 상위권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유튜브 채널 ‘명천가족TV’를 운영하는 김명천 씨는 우리나라 최대 마약판매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김씨는 1997·1999년 필로폰 3.6㎏을 밀수하다가 발각돼 추징금 30억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다른 채널인 ‘현송TV’를 운영하는 이경화 씨는 국내 최대 조폭 사건들 중 하나로 꼽히는 광명 4거리파 사건의 주범이었다.
조직폭력배들이 SNS에서 개인 방송 진행자로 나타나는 배경에 대해 조은희 의원은 “기존 조폭의 고령화, 유흥업소 보호비 같은 수입원 감소 등 조폭 생활만으로 돈 벌기 어려운 요즘 온라인 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지능형 조직범죄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조폭 유튜버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튜브를 운영하는 행위 자체를 검열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어 부적절한 콘텐츠들을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조폭 콘텐츠들이 대부분 시청 연령제한이나 콘텐츠 심의 등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폭행, 협박, 허위사실유포, 도박행위 등 실질적인 불법행위가 발견돼 현행법에 저촉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방송에서 조직폭력배 출신 전과자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이야기들을 여과 없이 방송하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며 “현재로선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경찰청 등 수사기관이 현행법에 근거해 사후 규제를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콘텐츠 심의를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후 규제는 물론이고 조폭 출신 전과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시청 연령제한 등의 제재 방안을 강구하는 수사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