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인프라’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
충전인프라·정보 부족 전기차 확산 발목
전기차 유저들 정보 제공받아 빅데이터화
앱 다운로드·가입회원수 국내 1위로 탄탄
충전망 확대·상장·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면 자동차시장 주력이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들을 한다. 전기차를 꼽는 전망은 절대적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고 주저하는 게 현실. 아직 짧은 최대 주행거리, 충전인프라 부족, 비싼 가격이 3대 진입장벽이다.
국내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올 2/4분기 기준 29만8000대. 이에 반해 전국에 설치된 충전기 대수는 지난달 기준 14만기 가량이다. 전기차 2대 당 1기에도 못 미친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데 반해 충전기 설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 전기차 구매자 10명 중 7명이 정부의 충전 관련 정책에 불만을 호소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기차 충전정보 어플리케이션 ‘EV인프라(Infra)’가 전기차 오너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V인프라 앱은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가 지난 2016년 처음 개발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38만, 회원 수는 12만명이 넘는다. 전기차 충전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앱 가운데 단연 1위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 박용희 대표가 EV인프라를 개발한 이유는 단순했다.
박 대표는 “2016년 처음 전기차를 구매했는데,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가 150㎞ 남짓에 불과했다”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나름 충전소 관련 정보를 꼼꼼히 체크한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면 정확한 위치가 아니었다. 인천공항 충전소가 공항 활주로에 표시돼 있었다”고 했다.
또 “거기에다 충전기 고장 같은 정보는 제공되지도 않았다. 이런 불편함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앱을 만들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표는 처음 EV인프라를 만들 당시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유저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충전기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전기차를 좀 더 편하게 타자는 순수한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것. 하지만 본업을 갖고 EV인프라를 2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날이 갈수록 회원 수가 늘고,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고충이 커지며 창업을 결심했다.
박 대표는 EV인프라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쏟아지는 정보를 가공하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환경부 등 공공기관이나 회원들로부터 제공되는 충전소정보 데이터를 앱으로 표현하는 것은 개발 당시 기술로는 어려운 작업이었다는 것. 또 데이터들을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는 것이나 정보를 세분화해 카테고리에 맞게 제공하는 일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V인프라 앱의 최대 경쟁력은 단연 충전설비 네트워크 정보제공 서비스다. EV인프라에 등록된 충전소는 급속 2만2155기, 완속 12만6225기 등 총 14만8380기에 달한다. 신규 충전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완속 충전사업자인 플러그링크, 클린일렉스 등의 업체와 충전 로밍사업 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주요 주주사인 GS칼텍스, 현대차 등과 협력사업을 통해 신규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배타적 연동권한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EV인프라는 충전비용 간편 결제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달부터 한국전력, GS칼텍스에서 QR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한전에서 충전 시에는 적립혜택도 있다. 또 삼성, 우리카드 등과 제휴를 통해 충전금액 할인도 가능케 했다.
지난 6월에는 전기차 충전사업자와 충전설비 제조사 대상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운영·관리할 수 있는 ‘전기차 완속충전기 관제솔루션 서비스’도 출범시켰다. 충전사업을 원하는 사업자는 별도의 서버구축 부담 없이 관제솔루션을 통해 사업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대표는 EV인프라가 충전 뿐 아니라 전기차 유저들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급하는 토털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앱을 이용하는 유저들을 통해 확보된 지역별 충전기 사용빈도나 이용자 수, 충전 가능시간 등을 정보를 빅데이터화 해 충전소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기회가 열릴 것으도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대규모 투자유치나 상장을 통해 서버, 기술인력 등을 보강해 경쟁업체 대비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사업경험을 늘리고, 해외 시장에도 도전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서버와 플랫폼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해외 어느 시장에 가더라도 충전소 정보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현지 사정으로 실패는 했지만 2019년 도미니카공화국에 EV인프라 앱을 구축했던 경험도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 현지 사업을 제안하는 오퍼가 오고 있는데, 실패의 경험이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베리는 SK가 주도하는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 ‘SOVAC(Social Value Connect) 2022’에도 참여한다. SOVAC은 최태원 SK회장이 제안해 2019년 출범, 각계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모여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소통하는 장으로 발전해 왔다.
소프트베리는 SOVAC 2022에 참여해 SK이노베이션 부스에서 회사소개와 핵심 서비스인 EV인프라를 전시할 예정이다. 소프트베리는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에그’ 1기에 선발됐다. 정보검색 및 추천 서비스 고도화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이달 ‘에그 최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