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삼성 환경선언’부터

반도체 ‘저전력·수자원 재활용’ 노력

제품 소비전력 ‘30% 절감’ 목표 달성, ‘AI절약모드’ 등 전력절감률↑

글로벌 초거대 ‘전력 공룡’ 삼성전자, 30년 전 약속 탄소중립으로 지킨다 [비즈360]
삼성전자가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하고 탄소배출 제로(0)를 목표로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 개선, 자원 재활용 최대화 등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친환경 경영’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세계 최대 전력 소비 기업인 삼성전자가 30년 만의 선언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경영 확산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초거대 전력소비기업, 1992년 ‘환경경영’의 역사

글로벌 초거대 ‘전력 공룡’ 삼성전자, 30년 전 약속 탄소중립으로 지킨다 [비즈360]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가 한 해 사용하는 전력은 지난해 기준 25.8TWh(테라와트시)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제조기업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구글)의 경우 18.2TWh였고 TSMC가 18.1TWh, 인텔이 9.6TWh, 메타와 구글이 각각 9.4TWh, 2.9TWh였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인 14.6TWh의 1.76배에 이르며 이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약 70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이유는 반도체 사업뿐 아니라 전 세계 32개국에 걸친 생산시설에서 휴대폰, TV, 가전제품 등 연간 5억대에 달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992년부터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각종 환경문제를 산업현장에서 추방하는 ‘클린테크, 클린라이프’ 운동을 전개하며 지난 30년간 환경에 특히 주목해왔다.

2005년에는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로 ‘환경 중시’를 지정하고 환경적 책임을 다해왔다. 2009년엔 ‘녹색경영비전’을 발표하고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이번 전략은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발표하는 것으로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지구 환경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반도체 친환경 전략, ‘전력·수자원’에 집중

글로벌 초거대 ‘전력 공룡’ 삼성전자, 30년 전 약속 탄소중립으로 지킨다 [비즈360]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사업은 제조 과정에서 대량의 물과 전력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제품 사용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으로 친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하고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용전력을 절감하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고 적은 원자재로 같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글로벌 초거대 ‘전력 공룡’ 삼성전자, 30년 전 약속 탄소중립으로 지킨다 [비즈360]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를 통해 정화된 물로 조성한 연못. [삼성전자 제공]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을 극대화하고 반도체 사업장은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에 나선다.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면서 2030년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이 현 수준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지만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취수 필요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도 적용해 2040년부터는 방류수는 하천 상류 수준의 깨끗한 물로, 배출 대기는 국가 목표 수준의 깨끗한 공기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업계 최초로 설립하고 배출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포집·활용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도 나섰다. 이 기술은 2030년 반도체 사업장 적용 후 그룹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 제품 사용이 곧 지구환경 개선”

글로벌 초거대 ‘전력 공룡’ 삼성전자, 30년 전 약속 탄소중립으로 지킨다 [비즈360]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제품의 에너지 효율성 역시 높일 계획이다. 한 해 5억원대의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는 이미 에너지 효율 1등급 등 고효율 제품 개발을 진행해왔지만, 제품의 아주 작은 부분부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을 지속해 ‘소비전력 30%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기술력을 통해서도 이같은 목표에 도전할 예정이다.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가 적용되는 기기와 지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설정한 전기요금이나 전력 사용량에 도달하기 전에 절전모드로 전환하는 등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에서 태양광 패널과 인터버, 히트펌프 등으로 에너지를 생산·저장·사용하고,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전제품과 각종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해 ‘전기요금 0’를 구현하는 ‘넷 제로 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한국, 미국 등 5개국에 불과했던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 국가도 조만간 32개국으로 확대된다. 현재 약 2억3000만명인 스마트싱스 앱 가입자 수는 5년 내 5억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로 작동된 세탁기와 건조기는 각각 최대 70%와 20% 수준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장고는 올 연말까지 최대 30%, 에어컨은 최대 20%로 전력 절감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략을 통해 자원순환을 극대화하는 조치를 취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대한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하고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이후 누적 31만t의 재생레진을 사용해왔다. 2030년 절반의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을 적용할 경우 사용량은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TV 등에 재생레진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광택, 고강도, 난연성, ‘유해물질 0’ 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신설된 순환경제연구소와 각 사업부 협업을 통해 이 같은 기술적 난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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